정유년 닭띠 해를 맞이해
정유년 닭띠 해를 맞이해
  • 제주신보
  • 승인 2017.0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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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이종. 전 중등교장

세월이 참으로 빠르구나. 어느덧 팔순을 훌쩍 넘겨 84년을 살았으니 축복을 받았다고 생각하며, 닭띠로 태어난 것을 매우 자랑스럽게 생각한다.

닭은 예부터 사람과 같이 집에서 기르는 가금류 중에서 사람으로부터 가장 사랑받는 짐승이다.

계명지각(鷄鳴之覺)이라 하여 아침 일찍 정한 시간에 닭의 울면 사람들은 깨어나서 그날 일할 준비를 했으니, 그 청명한 닭의 울음소리는 어두운 암흑세계를 밝히는 여명(黎明)의 종소리였다.

닭은 버릴 것이 하나도 없는 귀한 존재이다. 닭고기, 알, 깃털, 머리, 발, 내장과 기름 등 다 유용하게 사용한다.

만일 현재 닭고기와 달걀이 없다고 한다면 인류는 엄청난 타격을 받을 것이다. 그렇게 닭의 귀한 존재라면, 나 또한 닭띠로 태어난 것이 자랑스러운 것일까 하고 그저 담소하는 이야기다.

수컷 닭은 털빛이 곱고 우렁찬 소리로 울며, 암컷은 알을 낳아서 사람들에게 선물하며 사람들을 건강하게 하며, 닭의 울음소리가 들리면 이 근처에 사람이 사는 마을이 있구나 하고 나그네 마음의 안정과 평화를 생각하게 된다.

닭은 이렇게 곱고 아름답고 청명한 울음소리로 사람의 마음을 평화롭고 즐겁게 했으며, 그런 까닭으로 해 닭에 대한 재미있는 일화도 많이 거론된다.

닭의 벼슬이 될지언정 소의 꼬리는 되지 마라(鷄口牛後), 닭 잡아 먹고 오리발 내놓기, 닭의 알로 바위 치기(以卵投石), 닭 쫓던 개 지붕쳐다 보기 등의 속담도 꽤 재미있다.

또 닭은 부부 금슬이 좋기로 유명하다. 수탉은 먹이를 찾아놓고 암탉을 꼬꼬하며 소리 내어 불러 먹이는 갸릇한 마음이 사람의 마음을 포근하게 한다.

어디 그뿐이랴. 어미 닭이 새끼들을 풍성히 낳고 새끼들이 종종 걸음으로 어미 닭을 따라가다가 푸른 하늘에 천적 매가 나타나면, 어미 닭의 경적소리에 새끼들이 재빠르게 어미 닭의 양 날개 속으로 들어가고 안아주어 새끼들을 보호해 주는 어미 닭의 지극한 모정은 사람들의 본받을 만한 본보기다.

사람들은 내일의 밝은 세상이 동터오는 것도 모르고 깊은 잠에 빠져 있을 때, 닭은 계명(鷄鳴)을 하여 자는 사람을 일깨워 새 삶의 일터로 나아가도록 하는 여명의 새벽을 여는 상서로운 길조(吉鳥)로서 개안의 상징적 존재이기도 했다.

그래서 사랑과 행복을 기약하는 혼례상에도 닭은 예외 없이 등장했다. 또 투계(鬪鷄)라 하여 닭은 정의로운 일을 위하여 목숨을 바쳐 죽을 때까지 싸워 적을 물리치는 용맹성의 본보기이기도 했다.

닭은 5가지 덕을 지닌 사람과 가장 가까운 친구였다. 그 다섯 가지 덕은 문(文), 무(武), 용(勇), 인(仁), 신(信)이다.

문은 머리에 관(볏)을 의미하며, 무는 발톱으로 적을 공격하는 모습이고, 용은 적을 보면 싸우는 용맹이요, 인은 먹을 것을 보면 나누어 주는 어진 마음가짐이요, 신은 때가 되면 어김없이 계명을 하여 어두움을 밝히는 믿음을 의미한다. 이 5덕은 우리 인간의 귀감이 되는 덕망이기도 하다.

이렇게 닭의 아름다움과 착한 행실은 사람을 위해 모든 몸과 마음을 바쳐 사람을 건강하게 하고 행복하게 하는 닭의 해 정유년(丁酉年)이다.

정유년을 맞이해 온 국민이 축복을 받아 건강하고 행복하며 행운이 가득한 한해가 되기를 기원하는 마음이 간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