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시농협 하나로마트에 따르면 지난 12일 기준 배(15㎏) 가격은 3만9000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7.5% 상승했다. 감귤(5㎏)은 1만9500원으로 작년 대비 62.5% 뛰었고, 단감(10㎏)은 2만4000원으로 18.8% 올랐다. 채소류 가격도 심상치 않다. 제주산 무는 2100원으로 전년 동기에 비해 무려 6배나 치솟았다. 감자(1㎏)도 2배 가까이 비싼 3100원에 팔리고 있다.
제수용 수산물 가격도 예사롭지 않다. 갈치(16.6%), 참조기(30%), 명태(20%), 오징어(36.3%) 등이 두 자릿수 상승률을 기록한 것이다. 설에 수요가 많은 계란마저 조류인플루엔자(AI) 확산으로 30% 이상 급등했다. 거기에다 ‘수급 대란’까지 빚어지고 있다. 하루 평균 도내에 필요한 계란량은 56만개지만 현재 공급량은 48만개로 8만개가 부족한 실정이다. 추가적인 가격 인상이 우려되는 대목이다.
설 차례상 비용이 지난해보다 더 들 수밖에 없는 이유다. 실제 제주상공회의소 조사에서 그 비용은 작년에 비해 8% 올랐다. 4인 가족 기준으로 22만6820원에 달한 것이다. 지난 17일 전통시장만을 대상으로 파악한 결과가 이만큼 되니 앞으로 설 물가가 또 얼마나 뛸지 가늠하기 어렵다. 벌써부터 설을 어떻게 쇠야할지 걱정이 앞선다.
문제는 가격이 인상된 게 이뿐만 아니라는 점이다. 라면, 빙과류, 식용유, 주방세제, 건전지에다 휘발유, 공공요금까지 어느 것 하나 안 오른 게 없다. 월급만 빼곤 자고나면 치솟고 있는 물가다. 마치 고삐 풀린 망아지나 다름없다. 이래저래 서민들의 허리만 휘어지고 있다.
그렇지 않아도 가계 부채와 경기 침체로 서민들의 시름이 깊어진 지 오래다. 여기에 물가 불안까지 겹쳐 삼중고에 시달리고 있는 셈이다. 이제 곧 설 명절이다. 정부와 제주도는 어떻게든 물가를 잡아야 한다. 그래야 서민들도 명절다운 명절을 지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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