作詩 少鄕 李康賢(작시 소향 이강현)
學後歸中宅 학후귀중택 한시공부 마치고 집으로 가는 중에
魚燈繡北溟 어등수북명 고기잡이배 불빛 북쪽 먼 바다를 수놓네/
誰知朝飯饌 수지조반찬 누가 알랴! 아침상에 오른 반찬이
漁夫喊之聲 어부함지성 어부의 함성인 것을/
▲주요 어휘
△繡=수놓을 수△北溟=북쪽에 있는 큰 바다 △飯=밥 반
△饌=반찬 찬 △誰=누구 수 △喊=소리칠 함
▲해설
지난해 한여름부터 시작한 한시공부가 6개월이 다되어 가는 차에 부끄럽지만 어설픈 한시 한편을 지어 보았다. 이번 겨울 초 무렵에 공부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다가 먼 바다를 바라보게 되었다. 바다에는 수많은 어선들이 불빛을 밝히고 있었는데 마침 예전에 본 텔레비전의 한 장면이 연상되었다. 배위에서 어부들이 굵은 땀방울을 흘리며 그물을 걷고 있는 장면이었다. 문득 시상이 떠올라 한시 한편을 지었다.
우리가 누리는 것들은 전부다 누군가의 노력과 땀, 열정으로 만들어진다. 아무도 몰라주지만 또 누군가는 이를 누리며 살아간다. 어부의 땀방울도 마찬가지다. 우리가 무심코 먹는 생선이 어부에게는 땀방울의 소산인 것이다. 힘들지만 활기차고 생동감 있는 그들의 모습에서 나 또한 어떤 활력을 느낀다.
그들의 노고에 감사하며 나는 오늘도 한시와 씨름해본다. 위 시의 운자(韻字)는 경운(庚韻)의 ‘溟, 聲’이며, 평측(平仄)은 “仄仄平平仄, 平平仄仄平, 平平平仄仄, 平仄仄平平이다”. <해설 소향 이강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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