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게 나라냐’의 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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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원. 제주국제대 교양학부 교수

나라의 분위기는 작년에 이어 올해도 어수선하다.

대통령이나 정치 지도자들은 나라와 국민을 진정으로 걱정하고 있는 것일까.

지금 우리나라는 세계적으로 주목을 받을 만큼 곤경에 빠져있다.

대통령은 책임회피를 위한 구실을 찾는데 몰두해 있고, 정치 지도자들은 이러한 분위기가 대통령이 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는 생각에 바쁘게 움직일 뿐이다. 그들은 여론조사의 성적표에만 관심이 집중되어 있다.

촛불집회에서 등장한 ‘이게 나라냐’의 피켓의 의미는 국민들의 분노의 표현이기도 하지만 대통령과 정치인들에게 보내는 야유이기도 하다.

대통령의 신년 기자간담회를 보면서 놀라움을 금할 수 없었다. 아무런 잘못이 없어 보이는 여유(?)로운 모습이나, ‘굿을 했다느니, 수술을 했다느니, 말이 꼬리를 물고….’ 마치 언론이 일을 키웠다는 식의 변명은 동정심보다는 국민들을 더욱 분노케 했다.

이른바 ‘최순실 게이트’는 경제적으로나 정서적으로 나라 분위기를 황폐화 시켰다. 학생들, 청년들, 직장인들에게 희망은커녕 절망을 안겨준, 역사적으로 커다란 사건임에도 대통령은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는 것 같다.

보도에 의하면 대통령은 혼자 식사하는 것을 좋아하고, 저녁에는 TV 드라마를 즐긴다 한다. 대통령은 평범한 국민이나 일반 공무원들과는 달라야 한다.

드라마를 즐길 시간이 있다면 거리로 나가 국민들의 삶의 현장을 살펴 보아야 한다. 대통령은 꿈속에서도 국민들을 생각해야 할 만큼 24시간 근무할 각오가 되어있어야 한다.

억울한 사람들, 슬픈 사람들은 없는지, 노인들의 애로사항, 청년들의 고민은 무엇인지를 찾아야 한다. TV드라마의 슬픈 스토리에 눈시울을 붉힐 여유가 없다. 국민들이 겪고 있는 현실 드라마와 함께 슬퍼하고 그에 따른 어려운 문제들을 해결할 수 있는 제도적 개선 점을 찾아야 한다.

‘소신과 철학을 가지고 국정을 운영했다’는 대통령의 변명에 ‘이게 소신과 철학이냐’라고 국민들은 되묻는다. 참담하기 그지없다.

각 정당이나 정치지도자들은 어떠한가. 이 난국에도 대통령이 되기 위한 주도권 싸움으로 나랏일은 뒷전이다.

그들의 말과 행동을 보면 조국을 위해 목숨을 내놓을 수 있는 정치인들은 찾아 볼 수 없다. 군중들 앞에서의 연설은 그럴듯하지만 애국심보다는 이러한 혼란 속에서 주도권을 잡으려는 욕심뿐이라는 것을 국민들은 잘 알고 있다. 국민들은 결코 바보가 아니다. 대통령이 되겠다는 정치 지도자들은 국가의 위기를 망각한 채 서로를 헐뜯고 자신의 우월함만을 강조하고 있다.

‘이게 나라냐’의 의미를 대통령과 정치 지도자들은 좀 더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하지 않겠는가. 이제 국민들은 속지 않는다.

대통령이 되려는 자는 이 나라의 주인이 국민이라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의사로부터 절망적인 진단을 받은 많은 말기 암 환자들이 가족들과 함께 굳은 의지의 투병으로 건강을 찾는 경우가 있듯이, 이제는 ‘이게 나라냐’의 불행한 구호는 뒤로 하고, 전화위복의 계기로 삼아야 할 때이다.

대통령의 선택은 국민의 권리이며, 지금의 경험을 거울 삼아 두 번 다시 후회 없는 신중한 선택을 해야 한다. 이 난국이 애국심이 충만한, 소신과 철학이 확실한 대통령을 찾을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다면 평화롭고 행복한 사회를 만들 수 있을 것이라 확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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