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우후락(先憂後樂)의 자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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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종 서귀포지사장 겸 논설위원
‘선우후락(先憂後樂)’.

‘남보다 먼저 걱정하고 나중에 즐거워한다’는 뜻의 사자성어다.

북송 때의 명재상 범중엄이 쓴 ‘악양루기’의 명문장 ‘선천하지우이우 후천하지락이락(先天下之憂而憂 後天下之樂而樂)’에서 비롯된 말이다.

▲범중엄은 중국 제2의 호수인 동정호(洞庭湖)에 있는 악양루를 개수할 때 악양루기를 썼다.

선우후락이 들어있는 내용이다.

“옛날 어진 사람(仁者)들은 조정의 높은 곳에 있을 때는 오히려 백성들의 노고를 걱정했고, 조정에서 물러나 있을 때는 임금의 과실을 걱정했다, 나아가도 물러나도 항시 근심을 하느라 세상의 즐거움에 취할 겨를이 없다. 그렇다면 어진 사람들은 언제 즐거워하느냐는 질문에는 ‘천하 사람들이 근심하기에 앞서 근심하고(선천하지우이우), 천하 사람들이 즐긴 후에 즐긴다(후천하지락이락)’고 대답할 것이다.”

선우후락은 주룽지 전 중국 총리의 좌우명이기도 하다.

한 국가의 지도자나 조직의 리더로서 이를 좌우명으로 삼는다는 것은 그만큼 자신의 욕심이나 일신의 즐거움을 버리고 국가 및 조직의 미래를 위해 자신을 희생하겠다는 것을 의미한다.

▲3·1절 대한민국은 두 동강 난 나라의 꼴이었다.

98년 전 대한독립 만세를 외쳤던 날에 박근혜 대통령 탄핵 찬반 대규모 집회가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동시에 열려 ‘탄핵 찬성’과 ‘탄핵 반대’를 외쳤다.

여야가 갈리고 진보·보수 단체가 대립했고 국민들도 분열됐다.

여야의 대권주자들도 찬반 진영 논리에 매몰됐다.

헌법재판소의 탄핵 심판 최종 변론이 끝나고 선고가 임박해지면서 찬반 양측의 갈등은 최고조에 달하고 있다.

탄핵 심판이 인용됐든, 그렇지 않고 기각 또는 각하됐든 탄핵 심판 결과에 승복하겠느냐 하는 걱정이 앞선다.

▲정세균 국회의장은 지난 28일 탄핵 심판 결과에 승복할 것을 강조하는 대국민 담화문을 발표하고 “시민들이 거리로 쏟아져 나오고 광장을 메우는 것은 결국 정치가 제 역할을 못했기 때문”이라고 했다.

정 의장은 또 “어떤 결과가 나오건 깨끗이 승복하고 새로운 대한민국으로 거듭나야 하며 특히 국민 통합에 일차적 책임을 지고 있는 정치권과 정부가 갈등과 분열의 또 다른 진앙지가 되는 일은 결코 없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치권에 선우후락의 자세를 촉구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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