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의 달 연휴가 더 서러운 결식아동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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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식아동은 빈곤이나 부모의 사망, 가출 등으로 하루 한 끼 이상 굶거나 외부 도움이 없으면 굶을 우려가 있는 18세 미만의 미성년자를 말한다. 이들에 대한 급식은 학기 중에는 교육청이, 방학 때는 지방자치단체가 맡아 시행하고 있다. 그 대상이 줄잡아 7000명을 웃돈다. 가정의 달을 맞아 안타까운 자화상이 아닐 수 없다.

제주도가 결식아동에게 지원하는 식비는 끼니당 4000원이다. 학기 중엔 구내식당 점심으로, 주말과 방학 땐 식재료 또는 즉석식품 등 부식 형태로 전달된다. 허나 단가 면에서 실속있는 급식 지원인지를 되짚게 한다. 최근의 물가 급등으로 식재료 가격이 크게 오른 반면 지원금액은 2015년에 결정된 4000원 그대로인 탓이다.

이 돈에 맞추기 위해선 공급되는 부식의 질이나 양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본다. 시중에서 자장면 한 그릇 값도 5000~6000원 하는 시대다. 4000원 이하의 메뉴로는 라면이나 김밥, 떡볶이 등 분식류뿐이다. 배달도시락 역시 그 수준의 메뉴는 거의 없다. 결국 대상자들이 그만큼 부실한 식사로 때울 수밖에 없는 현실인 게다.

더 심각한 건 1일 1식만 지원되고 있다는 사실이다. 결식아동들이 하루 1끼만 먹고 나머지 2끼는 굶고 있는 셈이다. 한창 자라나는 어린이들에게 정말 가혹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이는 곧 영양 불균형으로 인한 문제를 초래할 수 있다. 성장기 아동들의 체력을 고려할 때 충분한 영양이 담긴 식사를 제공하는 방안이 매우 중요하다.

재정 형편상 급식 단가를 높이기가 어렵다고 하지만 조금만 신경 쓰면 그리 어려운 일도 아니다. 대전시 성남동주민센터의 열린 행정은 본받을 만하다. 동 직원들은 모자란 급식비를 충당하기 위해 지역 후원단체의 협력을 이끌어냈다. 공무원과 지역단체의 합심으로 결식아동들에게 균형 잡힌 식사를 제공하게 됐다는 것이다.

결식아동에 대한 지원은 결국 제주도정의 관심과 의지에 달린 문제라고 본다. 녹록지 않은 재정 형편을 충분히 이해한다. 그럼에도 이제 겉치레 행정을 걷어내고 결식아동 지원금을 현실화하는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 진정 그들에게 필요한 건 따뜻한 배려가 담긴 식사일 것이다. 우리 모두가 이웃으로 그들을 돌보고 껴안아야 한다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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