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호사 수는 지역 의료 수준을 가늠한다
간호사 수는 지역 의료 수준을 가늠한다
  • 제주신보
  • 승인 2017.05.3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제주지역 각급 병원이 간호사 채용난에 허덕여도 현실적인 대책이 없다니 큰 문제다. 그에 따른 피해자는 결국 지역 환자들이기 때문이다. 간호사 인력난은 일부이긴 해도 병동 폐쇄 또는 영업중단 위기 등으로 이어지고 있다. 특히 환자 입장에선 간호서비스 질이 악화되고 간병비용 증가로도 직결되는 탓에 문제가 더욱 심각하다.

간호인력 부족은 도내에서 배출한 간호사의 절반이 다른 지방 대형병원 등에 취업해서다. 업무 강도가 덜하면서도 연봉이 더 높은 곳을 선호하기 때문이다. 지난해만 하더라도 제주대·한라대·관광대 등 도내 3개 대학에서 졸업한 간호사는 328명이다. 그중 53%(175명)가 육지부 병원으로 나갔다. 나머지 47%만 도내서 근무하는 것이다.

이런 연유로 제주시내 한 병원은 375병상을 갖췄으나 간호사를 충원하지 못해 1개층 병동(76병상)을 아예 폐쇄해 299병상만 가동하는 실정이다. 서귀포시 한 의원 역시 최근 간호사 2명이 퇴직했지만 대체 인력을 구하지 못해 문을 닫아야 할 형편에 놓였다. 그만큼 일선 의료현장의 상황이 심각하지만 이렇다할 손을 쓰지 못하는 게 문제다.

안타깝게도 제주지역 간호인력 유출이 심화된 데는 ‘간호등급제’도 한몫한다. 이는 입원환자 대비 간호사 수를 분류해 진료비를 차등 지급하는 제도다. 간호사를 많이 채용할수록 수익을 올릴 수 있기에 대형병원마다 간호사 채용에 적극 열을 올리는 것이다. 반면 지방 및 소규모 병원은 간호사 구하기가 ‘하늘의 별따기’가 돼버렸다.

중소병원일수록 간호사 부족 현상은 심각하다. 환자 안전과 공공성 등 여러 면에서 문제를 드러낸다. 무엇보다 열악한 간호인력은 노동강도를 넘어 의료전달 체계를 위협하는 것이다. 나아가 간호서비스 저하와 의료수가 하락 등 악순환을 초래하기도 한다. 의료현장의 상황을 감안할 때 지방 의료기관에 더 관심을 쏟지 않을 수 없는 이유다.

간호인력 부족의 만성화는 이미 절대적인 과제다. 간호사 증원을 비롯해 경력·유휴 간호사의 재취업 등 제도 보완책이 검토돼야 할 시점이다. 무엇보다 처우 개선과 육아시설 확충 등 지자체와 의료시설이 함께 해결할 수 있는 개선방안이 나와야 한다. 그래야 높은 연봉만을 바라보며 고향을 등지는 간호사들의 발길을 돌릴 수 있을 것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