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민의 혈세, 도민의 삶 속으로 스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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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재병 정치부장

제주특별자치도가 편성한 올해 제1회 추경예산안에 대한 제주도의회의 예산 심사가 한창이다.


도의회는 집행부의 예산 편성과 집행이 적절했는지를 따져 묻고 있고, 집행부인 제주도는 도민의 행복 프로젝트 추진을 위해 예산 편성과 집행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이번 도의회의 추경예산안 심사에서 가장 많이 언급되는 얘기가 ‘돈이 남아돌고 있다’는 말이다. 추경예산이 당초 예산에 비해 급증했는데 제대로 쓰여지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제주도는 전혀 아니라고 항변하고 있다.


제주도가 이번에 편성한 추경예산안은 4조9887억원 규모다. 5조원에 육박한다.


이는 당초 기정예산, 즉 지난해 말 확정된 본예산 4조4493억원에 비해 5394억원이 늘어난 규모다. 당초 예산보다 12.1%나 증가했다.


이번 추경예산이 크게 늘어난 이유는 지난해 결산결과에서 남은 예산(3333억원)에다 지방세 예상 증가분(774억원), 세외수입 증가분(256억원), 정부에서 지원하는 지방교부세(582억원) 등이다. 지난해 쓰다 남은 예산이 많았고, 지방세 수입이 더 늘어날 것이라고 예측된 셈이다.


제주도는 5400억원 규모의 추경을 쓰레기 대책, 대중교통 혁신, 주차대책, 질적 관광, 사회복지, 1차산업 등 도민행복 5+2 핵심사업과 주민불편 사항 해결에 집중 투입했다고 설명하고 있다.


반면 도의회는 제주도의 예산 편성이 적절하지 않았다고 지적하고 있다. 우선 지난해 쓰다 남은 예산이 너무 많다는 점이다. 일반 기업에서야 잉여금이 많으면 좋을지 모르지만 행정기관에서의 잉여금은 다른 시각으로 보면 그만큼 예산을 짜놓고 집행하지 않았다고 해석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지방세 수입 예상액이 크게 늘었다는 것은 그만큼 세수추계를 제대로 하지 못했고, 결과적으로 시급한 현안 사업을 사전에 계획하고 예산을 반영하지 못했다고 지적될 수 있다. 재정적 효율성이 떨어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특히 이번 추경안 심사에서 제주도가 추가적으로 예산을 편성해 외부차입 지방채 1327억원을 전액 조기 상환하는 방침에 대한 논란이 많다. 도의회에서는 도민의 삶의 질 개선을 위해 시급한 현안 사업이 많고, 예산도 반영하지 못하면서 굳이 예산을 추가해 빚을 빨리 갚을 필요가 있느냐는 것이다.
제주도 입장에서는 억울한 면도 있고, 항변할 말도 많을 것이다. 부득이한 사정으로 예산을 집행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고, 계속 사업으로 예산을 집행하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다고 강조하고 있다.


또한 세입 예측을 보수적으로 하지 않고 과도하게 예상할 경우 계획을 잡아놓고 예산을 확보하지 못해 더 큰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외부차입 지방채 조기 상환도 고율의 이자를 내고 있는 빚을 앞당겨 갚아 재정의 효율성과 안정성을 확보하고자 하는 의도를 이해해 주지 못하는 것 같다며 아쉬움을 전하고 있다.


제주도의회의 지적도 일리가 있고, 제주도의 입장도 이해할 수 있는 부분이 있다.


어찌됐건 분명하고 가장 중요한 포인트는 제주도가 예산을 편성하고 집행하는 돈은 도민들이 낸 혈세라는 점이다. 허투루 쓸 수 있는 돈이 아니라는 것이다.


제주도는 예산을 효율적으로 편성하고 적기에 최대한 집행하기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하고, 도의회는 이러한 과정을 면밀히고 꼼꼼히 따져야 한다.


추경예산안은 오는 7월 4일 본회의에서 의결된다. 최종 확정까지 앞으로 더 많은 진통이 있을 것이라고 본다. 제주도와 도의회 모두 도민의 삶의 질 향상에 초점을 두고 추경을 바라봐야 한다. 내년 추경 편성과 심사에는 올해 거론된 말들이 또 다시 나오지 않기를 기대해 본다.

 

강재병 기자 kgb91@je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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