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정식 총영사는 외무고시에 합격한 후 30년 동안 외교관의 길을 걸어온 정통 외교 관료다.


그는 특히 캐나다와 인연이 깊다.


2006년 6월부터 2년 9개월 동안 밴쿠버 총영사관 영사를 역임한 데 이어 2014년 10월부터 토론토 총영사관 총영사로 2년 11개월째 근무를 하고 있다.


무려 6년 가까이를 캐나다 서부의 대표 도시인 밴쿠버와 동부의 중심지인 토론토에서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외교관으로서 국가의 이익 증진 및 국위 선양, 한류 전파, 한국 교민 보호 등의 막중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캐나다 토론토와 밴쿠버는 어떤 곳인가
캐나다 동부 지역에 위치한 토론토는 인구가 약 700만명에 달하는 캐나다 최대 도시이자 상공업, 금융, 문화, 교육, 관광의 중심지다.


온타리오주의 주도(州道)이며, 미국과 접경지역에 있는 나이아가라 폭포와는 차로 1시간 30분 정도 거리에 위치하고 있다.


토론토는 5대호 연안에 위치하고 있어 미국의 미시간, 오하이오주와 산업벨트를 형성하면서 산업구조 또한 다양하다.


캐나다 서부의 태평양 연안에 있는 밴쿠버는 토론토에서 비행기로 5시간 걸리고 시차도 3시간이 난다.


밴쿠버의 경제구조는 서비스, 관광, 천연자원을 이용한 산업이 주를 이루고 있다.


캐나다인들은 돈을 벌려는 사람들은 토론토나 몬트리올 등 동부 대도시로 가고 경제적 여유가 있거나 은퇴 후 생활을 즐기려는 사람들은 밴쿠버쪽으로 몰리는 경향이 많다고 한다.


강 총영사는 “한인 동포들의 경우도 토론토에는 시민권자가 많고 성공적으로 주류 사회에 진출한 인사들도 적지 않은 반면 밴쿠버는 영주권자와 장기체류자, 유학생 비율이 상대적으로 높다”고 전했다.

 

▲토론토 총영사로서의 주요 업무와 업무 방침은
강 총영사는 자신의 업무와 관련, “무엇보다도 캐나다 최대의 정치·경제력을 가진 온타리오주와 우리나라와의 협력 강화에 중점을 두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또 “토론토는 시민의 반 이상이 외국인 출생자인 다민족사회로 중국, 인도, 필리핀 등 아시아계가 많이 거주하고 있어 한류에 대한 관심도 매우 높다”며 “한류 확산을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로 인해 최근에는 한국어를 배우겠다는 현지인들이 급증, 한국어 학과가 개설돼 있는 학교의 경우 한국어 수강을 원하는 대기자들이 50~100명에 달할 정도라는 게 그의 전언이다.


이 뿐만 아니라 그는 총영사로서 이민 역사 50년이 되는 한인동포사회가 토론토 주류사회에 진출할 수 있도록 적극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그는 특히 “총영사관은 외국에서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외교공관이기 때문에 전 직원이 외교관으로서의 품위를 잃지 않도록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또한 “전 직원이 국익과 재외국민 보호를 위해 사명감과 자긍심, 그리고 책임감을 갖고 매사에 임하되 창의적으로 업무를 처리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고 말했다.

 

   
▲ 강정식 토론토 총영사가 외교부 마크 앞에서 활짝 웃고 있다. 그는 한류 확산에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캐나다에서 제주에 대한 이미지는
강 총영사는 “캐나다에는 중국계가 약 170만명에 달하는데 이들이 중국, 홍콩, 대만 등을 오가면서 경유지로 한국을 방문하고 있다”며 “이들을 대상으로 한국관광상품 홍보를 할 때는 제주도가 핵심 포인트가 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특히 “올해 토론토 총영사관과 한국관광공사가 공동으로 MICE(회의.포상관광.컨벤션.전시) 전문가들을 대상으로 제주를 비롯한 한국의 주요 관광지 홍보 행사를 가졌으며, 한인입양아단체가 주최하는 여름캠프도 제주를 특별주제로 지정할 만큼 제주의 인기가 올라가고 있다”고 소개했다.


하지만 우리나라와 캐나다가 지리적으로 많이 떨어져 있다는 점을 감안, 제주 홍보 전략을 수립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게 그의 판단이다.


한국을 방문할 수 있을 정도로 경제적 여유가 있는 계층이나 한류 영향이 큰 아시아계를 대상으로 집중적인 홍보에 나서는 것이 효과적이라는 이야기다.


또한 캐나다에서 한국관광상품을 취급하는 여행사들에게 제주 홍보 자료와 관광상품 안내물을 제공하는 것도 필요하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가족과 성장 과정
강 총영사는 서귀포시 보목동에서 농사를 짓던 부모님 밑에서 7남매 중 셋째로 태어났다.


보목초와 서귀중을 졸업한 그는 큰형이 제주시에 거주했던 관계로 제주제일고로 진학을 하게 됐다.
제주시 서문통에서 자취 생활을 하며 고등학교를 다녔던 그는 “한 달에 한 번씩 제주시와 서귀포를 오갈 때마다 볼 수 있었던 사시사철 변화하는 아름다운 한라산의 모습은 지금도 잊을 수가 없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서울대 사회과학대학에 진학한 그는 건강상의 이유로 외무고시를 택했다고 한다.


“군에 자진 입대하려고 신체검사를 받았는데 당시 폐결핵 3기 판정을 받아 하는 수 없이 학교 휴학을 하고 병 치료를 하면서 미래에 대한 고민을 많이 했다”며 “그래서 상대적으로 직업안정성이 높은 공무원이 되기 위해 외무고시 공부를 하게 됐다”고 그는 털어놨다.


외무고시에 합격하면 국비로 외국 유학을 갈 수 있다는 점도 그의 선택에 도움이 됐다.


강 총영사의 가족으로는 고려대 영문과를 졸업한 부인 허윤선씨(52)와 하버드로스쿨과 토론토대학에 재학 중인 두 아들이 있다.

 

▲그동안의 외교관 생활 회고와 보람은
1987년 제21회 외무고시에 합격한 강 총영사는 지금껏 만 30년 동안 외교관 생활을 해왔다.


그는 “그 동안 참 많은 일이 있었고 성취감과 보람도 많았다”고 회고했다.


인도네시아에서 근무하던 시절 한국기업이 운영하는 공장에서 폐수를 방출하는 것에 불만을 품은 현지 주민들이 직원 숙소를 방화하는 큰 사건이 발생했는데 단독으로 현장에 파견돼 현지 주지사와 공개회담을 통해 사태를 진정시켰던 일이 우선 기억에 떠오른다고 했다.


유엔 근무 때는 행정예산위원회를 전담했고 청와대 외교보좌관실 근무 때는 반기문 총장을 모시고 일을 했던 경험이 기억에 생생하다며 말을 이었다.


외교부 안보정책과장 시절에는 아세안지역포럼(ARF) 현인회의(Wisemen's Group)을 창설, 당시 제주 출신인 문정인 교수의 지원을 받아 첫 회의를 서귀포 신라호텔에서 개최했던 일, 그리고 국제기구 협력관 때는 해외 파견 PKO부대 시찰단장으로 남수단, 레바논, 아이티 등 세계 분쟁지역을 돌아다녔던 일도 소중한 경험이라고 그는 얘기했다.


외교부 국제법률국장으로 재직 할 때는 중단됐던 한중 해양경계회의를 재개해 정식 회담을 출범시키기로 합의했으며, 북극이사회에 우리나라 수석대표로 참가해 옵서버 지위를 획득했던 일 등이 주마등처럼 스쳐간다며 추억의 보따리를 풀어놨다.

 

   
▲ 강정식 총영사는 지난해 토론토 경찰청장과 경찰 간부들을 총영사관으로 초청해 간담회를 가졌다

▲외교관으로서 제주의 미래 발전 방향에 대한 제언
“제주를 떠난 지 오래된 상황에서 제주의 발전 방향을 이야기하는 것 자체가 주제 넘는 일”이라는 그는 “제주는 너무나 아름다운 곳으로, 세계를 두루 돌아다녀 봤지만 제주의 자연경관은 그 어디에도 뒤지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그는 이어 “개인적으로 힘들 때면 제주에 간다”며 “제주로 가는 비행기에서 한라산이 내려다 보이고 제주바다가 보이면 없던 힘이 솟아나고 용기도 난다”며 고향 제주에 대한 무한 애정을 드러냈다.


하지만 그는 “제주의 장래를 생각한다면 뛰어난 자연환경 하나만으로는 충분치 않다고 생각한다”며 “문화적 콘텐츠, 그리고 제주도민들의 삶의 이야기 등을 전하는 매개 수단이 있어야 제주 아름다움의 진가가 발휘되리라 생각한다”고 의견을 피력했다.


그는 또 “가끔 제주사람들이 외지인에게 배타적이라는 이야기를 들을 때마다 안타까운 마음이 든다”면서 “제주도민으로서 자긍심과 자신감을 갖되 외부 세계를 포용하는 열린 마음을 가졌으면 더욱 좋겠다는 생각을 한다”고 자신의 생각을 전했다.

 

▲고향 후배들에 대한 당부
강 총영사는 고향 후배들에게 “큰 꿈을 가지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항상 자신을 잘 가꾸는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조언했다.


“엄격하게 자신의 생활을 관리하면서 일신우일신하는 생활을 하다보면 기회는 반드시 오기 마련”이라며 “성공에는 왕도가 없듯이 자기 분야에 대한 전문 지식과 기술을 익히는 데도 혼신의 노력을 기울였으면 한다”고 당부하기도 했다.


그는 또 “이 시대를 살아가는 데 가장 중요한 수단 중 첫째는 독서 습관이고, 둘째가 영어라고 본다”며 “독서와 영어는 세계화 시대를 살아가는 생활 도구이자 자신의 삶의 질을 높이는 매우 중요한 재산”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한국의 문화는 아직도 조직을 위해 개인의 헌신과 희생을 강요하는 측면이 많다”면서도 “하지만 사회생활과 개인생활이라는 두 바퀴를 동시에 조화롭게 굴릴 수 있는 충분한 실력과 삶의 철학을 겸비했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그래야만 인생의 중심을 잡고 자유로운 삶과 자신의 행복을 위해 순조로운 항해를 할 수 있을 것이라는 게 그의 생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