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이 끝자락을 보이기 시작했지만 아직도 낮의 더위는 살인적이라 할 만하다. 늦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이맘때 제주의 해녀 삼촌들은 물질 쉬는 날도 ‘조금’에 맞춰서 갯바위로 나선다. 보말이며 깅이, 군벗, 구쟁기, 오분자기…. 얕은 바닷물에 잠겼다 드러나기를 반복하는 갯바위 틈새에는 뜻밖의 풍요로움이 가득하다.

이렇게 갯바위에서 자그마한 갯것들을 거두는 작업을 제주사람들은 ‘바릇잡이’라 부른다. 바릇잡이를 마치고 나면 가장 많은 것은 보말이고 간간히 깅이, 구쟁기, 군벗, 작은 구살도 섞이는데 오분자기는 언제부터인가 존재를 확인하기 힘들게 됐다.

깅이는 작은 게를 통칭하는 말이다. 주로 서북쪽에서는 ‘깅이’라 부르고 동남쪽에서는 ‘겡이’라 부르는 경우가 많다. 예로부터 깅이는 껍질째 먹으면 관절에 좋은 음식이라 믿고 먹어 왔다.

제주의 깅이는 다양한 품종이 섞여 있다. 방게, 동남참게, 칠게, 말똥게 등. 특히 여름에는 알을 품은 깅이들이 많이 잡히는데 그래서 맛이 더 좋다.

찬바람이 불기 시작하면 깅이는 ‘죽’의 재료가 된다. 아직 더위가 기승을 부릴 때는 콩과 함께 간장으로 볶아서 밑반찬으로 이용한다.

작은 폿깅이와 함께 조리하는 콩 역시 ‘좀콩’이라 부르는 재래종 콩인데 일반적인 장콩의 절반 정도의 크기다. 작아서인지 좀콩은 물에 불리지 않고 바로 조리한다. 팬에서 껍질에 균열이 갈 정도로 볶은 후에 양념을 더하면 금새 양념이 밴다.

작지만 제주의 바다를 다담은 깅이와 작지만 제주의 땅 기운을 다 담은 좀콩이 만나서 제주 음식의 특징 그대로 단순하지만 정직한 맛을 내는 전통음식이 바로 ‘깅이콩볶음’이다.

 

   
 

▲재료

깅이 1컵· 좀콩 2분의 1컵·간장 6큰술·실파 2줄기·참기름 1큰술·깨소금 약간·홍고추 2분의 1개·설탕 약간·식용유 2큰술

▲만드는 법

①깅이는 엷은 소금물로 씻어두고 실파는 송송 썰고 홍고추는 어슷하게 채 썰어 둔다.

②깅이를 식용유 1큰술과 참기름을 두른 팬에 넣어 빨갛게 색이 우러나도록 볶는다.

③좀콩은 물에 흔들어 씻은 후 깅이를 볶았던 팬에 남은 식용유를 넣고 볶는다.

④콩이 볶아지면 미리 볶아 둔 깅이와 함께 합하여 뜨거울 때 간장과 설탕을 넣고 고루 볶는다.

⑤설탕이 다 녹고 간장이 스며들면 실파, 홍고추와 깨소금을 넣어 잘 혼합해 그릇에 담아낸다.

▲요리팁

①청양고추를 썰어 넣어도 좋다.

②깅이는 가능하면 작은 것으로 골라서 조리하는 것이 씹어 먹기에 용이하다.

③간장은 진간장을 사용하며 만약 재래식 집간장이나 조선간장을 사용할 경우에는 간장의 양을 줄이도록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