엊그제 제주 농업인들에게 반가운 소식이 전해졌다. 문재인 대통령이 제주지역 농산물 해상물류비 지원을 적극 검토하라고 지시한 것이다. 이는 3년째 정부예산안에서 제외돼 제주 농업인에게 실망감을 안겨준 현안이다. 더불어민주당 위성곤 국회의원이 지난달 30일 농림·해수부 정책 토론회에 참석한 문 대통령에게 공식 건의해 불씨를 살려냈다고 한다. 대통령 공약 사항으로 꼭 지켜져야 한다고 역설한 것이다.

앞서 문 대통령은 대선 후보 당시 “월동무 브로콜리 당근 등 제주의 밭작물이 대한민국의 먹거리로 육지 사람들의 장바구니를 채우고 있다”며 “허나 농산물을 배에 실어 보내는 운송비가 많이 들기 때문에 농가 소득보전 차원에서 제주농산물의 해상물류비를 국가가 지원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무척 고무된 일이 아닐 수 없다.

사실 제주 농산물의 과중한 물류비는 어제오늘의 문제가 아니다. 그간 대책 없이 그 부담이 커져만 가서 예사로 넘길 사안이 아닌 것이다. 실제 제주농산물의 연간 물류비는 2014년 기준으로 2170억원에 달한다. 이 가운데 해상물류비가 740억원쯤이다. 이는 우리나라 전체 해상 물류비의 92% 수준이다. 실로 적지 않은 액수다.

그럼에도 물류대책은 변죽만 울려왔으니 안타까운 노릇이다. 국가예산을 맡고 있는 기획재정부가 타 지역과의 형평성 문제 등을 이유로 3년째 발목을 잡고 있는 탓이다. 내년 해상물류비 37억원도 또다시 반영되지 않았다. 2015년 제주특별법에 제주 농산물의 해상운송비를 지원할 수 있는 근거가 마련됐는데도 홀대하는 것이다.

이 같은 정부의 행태에 도민들이 납득하기 어려운 건 당연하다. 정부가 오히려 법적 규정을 무력화시키고 있으니 하는 말이다. 늘 농산물 유통구조 개선을 위해 소리 높이는 정부가 이런 현실을 방관하는 건 정말이지 무책임한 일이다.

지난번 정책토론회엔 이낙연 국무총리를 비롯해 농림축산식품부 장·차관과 실·국장 등 농림정책 책임자들이 대거 참석했다고 한다. 대통령의 지시가 있는 만큼 제주의 해상물류비를 수용하는 정책적 결단을 촉구한다. 제주도정 역시 이번 기회를 살려 현안 해결에 총력을 기울이길 바란다. 이제 새 정부의 전향적인 실천 의지만 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