훼손 가속되는 오름 보전대책 서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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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름의 관광적 가치가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다양한 식물이 분포하고 있는 데다 아름다운 생태환경의 신비에 끌려 오름을 등반하는 사람들이 부쩍 느는 추세다. 하지만 관광객이 몰려들면서 탐방로 훼손과 주차난, 교통 혼잡 등의 부작용도 속출하고 있다. 일정 기간 탐방객의 출입을 금지하는 휴식년제가 거론되는 배경이다.

보도를 보면 최근 서귀포시 백약이오름이 몸살을 앓고 있다고 한다. 방송 프로그램에 소개된 후 관광객들이 밀려들어서다. 평소 1일 100명 안팎에서 요즘은 500명 이상으로 늘었다. 오름의 상품화는 바람직한 일이나 훼손되는 면적이 늘고 있는 게 문제다. 갑작스레 탐방객이 몰리면서 교통 체증은 물론 사고 위험도 상존한다. 게다가 이곳엔 화장실 등 편의시설도 갖춰지지 않아 이용에 큰 불편을 겪고 있다.

제주시 용눈이오름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이곳 역시 지난달 방송이 나간 후 유명 관광지 못지않은 인기를 누리고 있다. 렌터카가 몰리면서 주차장이 차량과 사람들로 뒤엉켜 혼잡을 빚고 있다. 이용객의 발길에 채여 풀이 죽고 탐방로가 헐벗는 건 불문가지다. 독특한 풍광을 자랑하는 오름 곳곳이 유명세를 타면서 망가지는 것이다

오름은 제주의 대표적 환경자산으로 그 가치와 중요성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세계 어디에도 분포하지 않은 제주만이 지닌 천혜의 자산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오름이 제주의 대표적 관광상품으로 부상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 지 오래다.

그럼에도 휴식년제 또는 탐방총량제 등 오름 보전방안이 여태 말뿐인 계획에 그치는 건 갑갑한 일이 아닐 수 없다. 다행히 최근 제주도의회 차원에서 오름을 체계적으로 보전하기 위한 조례안이 발의된 상태다. 제도적 근거를 마련해 오름 휴식년제와 주민지원 사업을 강화한다니 뒤늦은 감이 있지만 제대로 추진하기 바란다.

근래 용눈이오름을 오른 이는 깜짝 놀라기 일쑤다. 완만한 탐방로가 자갈과 흙으로 벌겋게 속살을 드러내 원형을 잃어가고 있어서다. 그만큼 많은 오름들이 지금 기진맥진해 있다. 사람도 힘들면 휴식이 취하듯 수많은 생명을 품어 키우는 자연도 휴식이 필요하다. 더 늦기 전에 오름 전반에 대한 보전·관리방안이 나와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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