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을 열어야 미래를 연다
마음을 열어야 미래를 연다
  • 제주신보
  • 승인 2017.1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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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천천. 제주국제대 중문과 교수

시간은 물처럼 흘러 무심코 되돌아보니 제주도에 온 지 벌써 8년이나 됐다. 그동안 하루에 천리를 가는 속도같이 몇 년에 걸친 제주도의 많은 발전과 변화를 직접 눈으로 보았다. 아울러 제주도는 아름다운 추억을 듬뿍 담아주었다. 물론 많은 좌절과 답답함을 동시에 주기도 했지만, 아직도 이 섬에 많은 기대와 사랑을 품고 있다.

특히 중국인 신분으로 제주에 온 후 경험했던 몇 번의 선거가 가장 인상적이었다. 대통령을 선출하는 대선에서부터 도지사, 도의원을 선출하는 지방선거까지 다 경험했다. 그러면서 한국 민주사회에서 선거제도의 역할과 영향을 느꼈다.

선거제도가 존재하고 국민들에게 선거권이 있기 때문에 한국의 관료주의 현상이 심각하기는 하지만 관료들이 서민을 무시하는 모습은 많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됐다. 국민에게 투표권이 있는 민주주의 제도에서 권력은 거만을 떨지 못한다.

민주적인 선거제도가 있기에 “인민을 위해 봉사하라( 人民服 )”고 하는 말은 더 이상 빈말이 될 수 없다. 물론 한국의 선거제도는 많이 고쳐야 할 문제들이 있기는 하지만 부정할 수 없는 것은 한국 국민들은 자신들의 투표권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그들 자신의 권리와 존엄을 보장받을 수 있으며 자신의 생활을 스스로 선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제주도청의 정문 앞에 무장한 병사가 없고 도민들이 자유롭게 정부청사를 드나들 수 있다. 또한 최순실 게이트는 한국 정치의 수치이기는 하지만 한국에 아직 희망이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게 아닌가 싶다. 대통령이 불법행위를 저지르면 국민들이 퇴진시킬 수 있다는 것, 그 자체가 한국 민주주의의 앞길이 밝다는 것을 증명하고 있다고 본다.

몰론 한국, 특히 제주도에도 답답하고 우려되는 부분이 많이 있기는 하다. 그 중 가장 큰 문제는 제주도에 많은 중국 관광객과 자본이 들어오면서 경제발전을 이루었음에도 불구하고 중국인에 대한 편견을 갖고 있고 심지어 무시하는 경향이 있다는 점이다. 매년 300만명이 넘는 중국관광객의 순기능은 고려하지 않고 필연적으로 생겨나는 교통, 환경, 거주 등과 같은 여러 문제의 근본 원인을 무조건 다 중국인 때문이라고 말하는 경향이 있다.

어떤 일이든 이익을 얻으면 분명 그와 상반된 대가도 치르는 것이 일반적인 현상이다. 잘못을 타인에게만 전가하는 형태는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 특히 국제자유도시라는 목적을 향해가고 있는 제주도가 보여주는 그런 성향은 행동과 목적은 상반돼 있다고 본다. 그런 점들을 변화시키려면 제주도가 우선 마음을 넓게 가지고 자기중심적인 생각에서 벗어나 올바른 시선으로 생각하고 이웃 나라의 문화를 올바르게 이해하려는 자세가 필요할 것이다. 이로 인해 국제적 마인드를 갖춘 인재를 등용해야 하고 전문가의 의견도 적극 수용해야 할 것이다. 그래야 다른 나라의 상황을 깊고 넓게 알 수 있고 더불어 발전할 수 있다.

전국시대에 빈곤하고 외진 지역에 위치해 있던 진나라가 중국을 통일할 수 있었던 이유는 다른 나라에서 유입된 문물과 인재를 적극적으로 활용했기 때문이다. 진시황을 도와 나라를 통일한 이사(李斯)는 ‘간축객소(諫逐客疏)’에서 “진나라에서 나지 않는 물건 중에 보배로운 것이 많고 진나라에서 태어나지 않은 인재 중에 진나라에 충성하려는 자들이 많다.”고 했다.

이 도리를 알고 있어야만 제주도가 지속적으로 발전할 수 있고 국제 자유도시의 비전을 진정으로 실현할 수 있다고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