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폴 파머·오필리아 달…'평등한 치료' 혁명 이끈 세 청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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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큐멘터리 '벤딩 디 아크: 세상을 바꾸는 힘'
▲ 폴 파머·김용·오필리아 달.

1983년 아이티의 작은 도시 캉주. 결핵이 창궐하던 그곳에서 봉사활동을 하던 23살 폴 파머는 의료봉사단을 따라온 18살 오필리아 달과 청년 김용(현 세계은행 총재)을 운명적으로 만난다.


"가난한 사람도 부자와 똑같은 치료를 받을 권리가 있다"고 믿었던 세 사람은 힘든 길이지만, 세상을 바꾸는 일에 기꺼이 나서기로 한다.


다큐멘터리 '벤딩 디 아크:세상을 바꾸는 힘'은 세계 보건의료 체계에서 '평등한 치료'라는 혁명을 이끈 세 청년의 이야기를 다룬 작품이다.


폴은 아이티의 열악한 환경에서는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것을 깨닫고, 미국으로 돌아와 하버드대 의대에 진학한다. 그리고 다시 아이티로 돌아온다.'


이들이 아이티의 의료 체계를 바꾸기 위해 선택한 방법은 주민들을 '지역 보건 요원'으로 교육하는 것이었다. 이른바 '동반자 제도'로, 보건 요원들은 환자의 집에 매일 들러 상태를 확인하고, 약을 제공할 뿐만 아니라 약을 먹도록 독려했다. 이 방식은 훗날 캉주 결핵 통제시스템의 핵심이 됐고, 결핵 환자 완치율이 100%에 달할 정도로 성공을 거뒀다.


세 청년은 아이티 외에 페루와 르완다 등 다른 열악한 의료 환경을 가진 국가에도 이런 방법을 적용하려 했다.


그러나 한계에 부딪혔다. 높은 비용 때문에 치료보다는 예방을 우선시하던 세계의료보건기구 등 국제사회와 결핵 전문의들의 거센 반발과 비웃음을 샀다.


또 약에 내성이 있어 기존 방법으로 치료가 어려운 '다제내성 결핵'에 걸린 환자들도 많다는 것을 알게 된다. 당시 페루의 경우 10만 명 중 50명이 이런 환자였다. 다제내성 결핵을 치료하는 약은 소수의 환자에 수십만 달러가 들어갈 정도로 비쌌고, 구하기도 어려웠다.'


하지만 이들은 포기하지 않았다. 당시 김용은 미국에서 어렵게 구한 약을 큰 여행 가방에 몰래 들여와 환자들에게 나눠주기도 했다. 결국, 2년 동안 수십 명의 환자를 치료해 70%가 넘는 치료 효과를 봤다. 이들의 끈질긴 노력과 설득, 구체적인 성과에 힘입어 치료 약값은 이전보다 90% 이상 내려갔고, 세계보건기구의 정책변화로도 이어졌다.


이들 3명은 이후 아프리카와 남미 등에서 수많은 사람의 목숨을 앗아간 후천성면역결핍증(AIDS·에이즈) 치료 프로그램에 들어간다.


이 다큐는 세 주인공을 비롯해 수많은 지역 보건 요원, 지역 주민, 환자들의 인터뷰와 자료 영상을 통해 이들의 활약상을 차분하게 보여준다. 이들은 스스로 영웅이라고 말하지 않는다. 다만, 세상을 바꾸는 힘은 '세상을 바꿀 수 있다'는 낙관적 믿음에서 나오는 것이라고 강조한다.


폴 파머는 현재 하버드 의대 국제보건 및 사회의학과 학과장직을 맡고 있다. '21세기 슈바이처'라 불리며 차기 노벨평화상 후보로 가장 많이 언급되는 의사 중 한 명이다.


20여 년간 하버드대에서 교수로 재직하며 국제 의료활동에 앞장섰고 세계보건기구(WHO) 에이즈 국장 등을 지낸 김용은 2012년 4월 세계은행(WB) 총재로 선출됐다. 오필리아 달은 세계적인 베스트셀러 작가 로알드 달의 딸이자 사회운동가로, 아이티 대지진 때는 수많은 난민을 지원했다. 이 작품의 제작은 할리우드 스타 맷 데이먼과 벤 애플렉이 맡았다. 11월 9일 개봉.'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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