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들리는 가축전염병 청정지역 지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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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혜의 자연환경을 자랑하는 제주의 트레이드 마크는 ‘청정’이다. 1차산업은 물론 사회의 여러 분야에서 청정 이미지가 강하다. 그런 점에서 제주의 최고 경쟁력은 ‘청정’이다. 하지만 최근 몇 년 사이 그 지위가 흔들리고 있다. 그중 가축 전염병 분야가 두드러진다. 땅과 하늘에서 가축전염병이 잇따라 발생, 방역체계가 흐트러진 것이다.

참으로 개탄스럽다. 제주가 ‘전국 유일의 가축 전염병 청정지역’을 유지해왔기 때문이다. 지난해 6월 돼지콜레라로 불리는 돼지열병이 18년 만에 창궐해 38일 만에 종식됐다. 그 과정서 돼지 수천여 마리가 살처분됐다. 특히 인증기준이 바뀌면서 2013년에 국제수역사무국(OIE)의 돼지열병 청정지역 지위를 잃었다. 그럼에도 이 사실을 4년 동안 알지 못하다가 지난 10월에 뒤늦게 확인하는 뒷북 행정을 연출했다.

소 결핵병도 기승을 부려 OIE의 청정지역 지위를 자동적으로 상실했다. 올들어 소 47마리가 소 결핵병에 감염된데 따른 것이다. 그간 도내에선 1992년 이후 발병되지 않았다가 2010년 4마리, 2012년 6마리, 2015년 3마리, 2016년 3마리 등 부분적으로 소 결핵병이 나타났었다. 한데 금년에만 유독 집단적으로 발생한 게다. 가축 방역체계가 무너진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지난 6월엔 사상 처음으로 철새가 아닌 조류 사육농가에서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가 검출됐다. 이어 지난달 말 하도리에서 AI가 확인돼 방역에 비상이 걸린 상태다. 돼지와 소, 닭, 오리까지 제주 축산업이 가축전염병으로 그야말로 바람 잘 날 없다.

정부가 실시한 ‘전국 지방자치단체 가축 방역 시책 평가’에서 중하위권을 벗어나지 못한 까닭이다. 즉 제주는 2017년 평가에서 4개 등급 중 세 번째인 다등급에 머물렀다. 2년 연속 다등급이다. 평가는 가축 방역 인력과 조직, 예산, 방역 사업, 질병 대응 태세 등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그런 만큼 이번 평가 결과는 제주 가축 방역체계의 현주소를 보여준다. 걱정스럽다. 이런 식으로 가다간 소 브루셀라, 돼지 오제스키병 등 남은 가축전염병 청정 지위마저 해제될까 봐서다. 견고한 방역체계 구축이 시급히 요구되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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