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두산봉 전경, 오름 북~남면은 낭떠러지가 형성돼 있고 북~서면은 완만한 구릉 형태다.

제주올레길 가운데 가장 먼저 열린 올레1코스는 오름과 바다를 함께 거닐 수 있는 ‘오름 바당 올레’다.

 

서귀포시 성산읍 시흥초등학교에서 출발해 말미오름과 알오름을 지나 종달리 소금밭을 거쳐, 광치기해변까지 이어지는 환상의 길이다.

 

끝없이 이어진 해안과 다닥다닥 붙은 들판 사이 돌담길을 걷다보면 말미오름을 금세 만나볼 수 있다.

 

오름 초입 표지판에는 말미오름과 알오름을 한데 묶어 두산봉 트레킹 코스라고 설명해 놓았다.

 

말미오름은 지미봉의 유래와 같이 땅 끝에 있어 말 미(尾)라는 이름을 붙여 말미오름이라 불리게 됐으며 생긴 모양이 됫박(곡식이나 액체, 가루 따위의 분량을 재는 그릇) 같이 생겼다해 말 두(斗)를 써서 두산봉, 혹은 모양새가 호랑이의 머리와 비슷하다고 해 머리 두(頭)자를 써서 두산봉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수십만년 전 말미오름은 바다였다. 바다에서 한 번 분화한 뒤 육지가 되고, 올레1코스의 일부가 됐다.

 

   
▲ 두산봉 산책로. 잘 정비돼 있어 남녀노수소 누구나 쉽게 오를 수 있다.

해발고도는 146m로 매우 낮고 오르기 편하게 길이 나있다. 사실 이 오름은 성산일출봉과 지미봉 등 이름 있는 오름들이 주변에 떡하니 버티고 있어 주목받는 오름이 아니었다.

 

더군다나 원래 사유지였기에 쉽게 올라갈 수 있는 곳이 아니었다. 그러나 올레길이 생기면서 이 곳이 개방되면서 오름을 오를 수 있게 된 것이다.

 

완만한 길을 걷다보면 한가로이 풀을 뜯고 있는 소를 가까이서 살펴볼 수 있는 특별한 경험도 할 수 있다.

 

야트막한 이 오름은 별 볼일 없어 보이지만, 정상에선 반전 매력을 보여준다. 지미봉과 우도 성산일출봉, 제주시 동부지역과 해안을 잇는 풍광을 한눈에 담을 수 있다.

 

들판은 서로 근접해 밭담으로 경계를 나눠 사각형 패턴을 만들고 여기에 더해진 선명한 컬러감, 그리고 해안과 어우러지는 모습은 오직 제주에서만 볼 수 있다.

 

말미오름은 정상을 중심으로 북쪽은 종달리, 남쪽은 시흥리로 지역의 경계에 있다.

 

   
▲ 두산봉 정상에서 바라본 성산일출봉.

오름의 북~동~남면에 이르는 측면은 수십 m의 낭떠러지가 형성돼 지질학 연구에 귀중한 대상이 되고 있다. 북~서면은 이와는 달리 완만한 구릉으로 이뤄졌다. 굼부리는 예전 말과 소를 방목했다.

 

그 일부는 묘지로 이용됐으며 1970년대 이후 일부를 가꿔 밭과 과수원으로 활용하고 있다.

 

종달리 쪽 기슭 너머 매망루에는 양천 허씨 제주 입도조 묘역이 자리하고 있다.

 

말미오름을 오르고 아쉬움이 남는다면 알오름을 올라보길 권한다. 많은 탐방객들이 말미오름~알오름까지 하나의 코스로 여겨, 한 번에 모두 등반한다. 두 오름을 올라도 소요 시간은 1시간 남짓이다.

 

사실 두 오름은 한 몸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바다 속에서 말미오름이 분출할 때 알오름을 가진 이중식 화산체로 형성됐기 때문이다. 마치 오름 속의 오름을 품은 것과 같이 말미오름 화산체 중심부에 2차적으로 형성된 알오름이 자리 잡고 있다.

 

알오름은 새 알을 닮았다 해서 이름 붙여졌다. 말산머리라고도 부른다.

 

정상에 오르면 성산포의 들판과 성산일출봉, 우도와 한라산, 다랑쉬오름 등 제주시 동부의 오름들을 볼 수 있다.

 

참 힘들게 달려온 우리게 인생에 가쁜 숨을 고르고 찬찬히 거닐어 보는 시간이 때론 필요하다.

 

올레1코스를 느릿느릿 걸으며 말미오름과 함께 알오름에 오르면 자연은 당신에게 여유로움과 넉넉함을 되돌려 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