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하논 분화구 복원사업을 일부 사업가나 전문가, 정치인이 아닌 도민들의 합의를 통해 미래지향적으로 진행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하논 분화구는 서귀포시 호근동과 서홍동에 걸쳐 있는 한반도 최대의 마르(maar)형 분화구이자 국내에서는 보기 드문 이탄 습지로 알려졌다.
정상배 하논 분화구 보전을 위한 제주범도민위원회 위원장은 5일 제주특별자치도의회 도민의 방에서 진행된 ‘하논 분화구의 올바른 보전 방향 심포지엄’에서 주제발표를 통해 이같이 제안했다.
정 위원장은 “복원이라는 것은 현재 생태계를 한꺼번에 바꾸는 게 아니라 서서히 긍정적으로 변화시키는 게 중요하다”며 “그동안 행정, 일부 전문가에 의해 일방적으로 진행되다 보니 이 부분이 미흡했다. 앞으로는 도민 참여 등 다양한 합의를 통해 하논사업을 진행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날 토론자로 나선 오창명 제주국제대학교 교수도 “지금까지 하논 분화구 복원 사업의 논의 과정을 보면 제주도, 서귀포시, 일부 전문가들 사이에서만 추진되는 경향이 있다”며 “지질적인 가치, 문화적인 가치, 미래적인 가치를 따질 때 지금 현재 살아가는 지역주민들의 삶을 무시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박향란 서귀포지속가능발전협의회 위원은 “단순히 거대 자본을 끌어들여 수만년 전의 모습을 복원해 관광상품화하는 데 집중할 게 아니라 현재 모습인 논, 습지 등 훌륭한 자원을 슬기롭게 활용할 필요가 있다”며 “휴경기를 이용한 축제 개최, 화논 특산품 생산 등을 통해서도 지역주민이 경제적으로 이득을 얻으면서 현재의 자원을 보전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