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저임금이 대폭 오른 뒤 도리어 저소득 근로자들에게 역풍이 불고 있다. 후유증이 예견되긴 했어도 그 악몽이 이제 시작이라는 게 문제다. 최저임금 인상 흔들기가 도를 넘어서고 있는 것이다. 최저임금 7530원이 시행된 지 한달 남짓 시점에서 근로자의 임금을 제대로 주지 않으려는 편법과 꼼수가 횡행해 걱정이 앞선다.

제주시내 한 아파트는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가구당 부담을 이유로 경비원을 해고했다. 다른 아파트의 경비원은 점심 및 출퇴근 시간을 늘리는 편법 탓에 인상된 최저임금의 혜택을 받지 못하고 있다. 어느 어린이집도 식대를 공제하거나 경력수당 등을 없애는 방법을 동원하는 등 최저임금 인상을 우회하는 편법이 잇따르고 있다.

사업주의 탈법 행위도 드러나고 있다. 상여금을 최저임금에 포함시키거나 수당·식대·교통비등을 삭감해 임금총액을 전년과 비슷하게 유지하는 행위가 대표적이다. 제주시의 한 호텔은 매년 설과 추석에 지급되던 상여금을 12개월로 분할해 매달 지급하는 방식으로 조정했다. 노동자 동의가 없는 임금·휴게시간 조정은 취업규칙 불이익 사례에 해당한다. 사업주들이 대놓고 최저임금법을 위반하고 있는 것이다.

이와 달리 부산의 한 아파트 주민들은 경비원의 급여를 최저임금 인상률대로 온전히 적용했다는 소식도 들린다. 투표로 결정한 뒤 가구당 7000원씩 더 부담하는 쪽을 선택한 것이다. 일방적으로 경비원을 해고하거나 임금에 가위질을 한 아파트가 속출하는 가운데 나온 모범사례여서 박수를 보낸다. 이의 파급 효과를 기대한다.

최저임금은 저소득 근로자 보호라는 취지에서 도입됐다. 그와 달리 취약계층의 일자리를 빼앗고 생활고를 가중시키는 아이러니를 빚는 상황이다. 부작용이 결국 근로자에게 전가돼선 정말 곤란하다. 현실을 직시하고 보완책이 마련돼야 한다.

정부는 최저임금 인상 연착륙을 위해 마련한 3조원가량의 일자리 안정자금을 효율적으로 집행해야 할 것이다. 또한 최저임금을 제대로 지급하지 않으려 편법을 동원하는 사업주는 엄정하게 대처해야 한다. 최저임금 1만원을 완성하려는 실험을 중단하고 빈곤에 고통받는 근로자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 정책적 묘수를 찾아야 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