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럭초 본교 승격…학교 살리기 희망 됐으면
더럭초 본교 승격…학교 살리기 희망 됐으면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페이스북
  • 제주의뉴스
  • 제주여행
  • 네이버포스트
  • 카카오채널

제주시 애월읍 더럭분교가 다음 달 본교로 승격한다. 이를 기념해 2일 ‘본교 승격 기념식 및 교명 현판식’을 갖는다. 본교로 출발해 분교 됐다가 다시 본교로 올라선 것은 전국적으로도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그만큼 힘들다는 것이다. 지역주민 등 교육공동체들이 가시밭길을 걸으면서도 포기하지 않았기에 가능했다고 할 수 있다. 제주 교육사에 있어 또 하나의 대업을 이룬 이들의 노고에 박수를 보낸다.

우여곡절의 역사다. 1946년 하가국민학교로 문을 연 후 1949년 4ㆍ3으로 불타서 없어졌다가 1954년 지명을 넣은 더럭국민학교로 교명을 변경해 다시 문을 열었다. 한때 학생 수가 358명이었으나 1996년에는 분교로 떨어졌으며 1999년에는 졸업생이 1명뿐이었다. 이런 학교가 3월 새 학기에는 108명으로 늘었다. 뜻깊은 결실이 아닐 수 없다.

더럭초의 이야기는 ‘한 아이를 키우려면 온 마을이 필요하다’라는 것을 보여준 실천적 사례로 전국적 이목을 끌기에 충분하다. 마을회와 학교, 행정이 교육공동체란 인식을 갖고 똘똘 뭉쳤기에 가능했던 일이다. 이들이 처음 착안한 것은 다가구주택 조성 사업이었다. 자금 조달을 위해 마을 땅을 팔고 주민과 출향인을 대상으로 모금 활동을 벌였다.

공동주택 20가구가 지어지자 입주자 모집에 나섰다. 동병상련의 심정으로 도민은 사절했다. 이웃 학교들도 학생 수 감소로 홍역을 치르고 있기 때문이다. 학교는 승무북 동아리 ‘더럭 행복 두드림 나르샤’ 등의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어린이들의 자존감을 높여줬다. 국내 대기업은 재능기부를 펼쳐 학교를 ‘무지개색 학교’ 로 세상에 알렸다.

폐교 위기에 놓였던 학교가 되살아나면서 하가리 마을도 활기가 넘치고 있다고 한다. 농촌 지역에서 초등학교는 학생을 가르치는 곳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구심체로서 지역의 과거가 있었던 곳이고, 현재가 머무는 곳이다. 미래가 있어야 할 곳이다. 그런 학교가 문을 닫으면 지역도 소멸의 길로 들어선다. 이런 이유로 도내 많은 농촌 지역이 학교 살리기에 나서고 있다. 장승심 신임 교장이 “더럭초가 제주를 넘어 대한민국 교육의 희망이 될 수 있도록 하겠다”는 말처럼 더럭초의 성공사례가 다른 지역으로까지 이어지기를 기대한다.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