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줄 새는 실업급여 ‘맹점’ 보완 서둘러야
줄줄 새는 실업급여 ‘맹점’ 보완 서둘러야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페이스북
  • 제주의뉴스
  • 제주여행
  • 네이버포스트
  • 카카오채널

실업급여가 취업률 제고에 기여하지 못하는 것은 심각한 문제다. 전국적으로 실업급여 지급액은 지난해 처음으로 5조원을 돌파했다. 제주지역은 수급자 1만 1980명에 500억원에 근접한 495억원에 달했다. 투자 대비 효과를 보면 실망감이 크다. 재취업 지원이라는 당초 취지를 충분히 살리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제주지역 실업급여 수급자의 재취업률을 봐도 알 수 있다. 2014년 이후 4년째 30% 선을 넘지 못하고 있다. 급여 수급자 10명 중 7명이 재취업으로 이어지지 못했다는 이야기다. 여기에는 여러 이유가 있을 수 있다. 재취업을 하고 싶어도 제주지역 산업 특성상 양질의 일자리가 턱없이 부족한 구조적인 문제가 가장 큰 이유일 수 있다.

문제는 염불보다 잿밥에만 눈독을 들이는 경우다. 당초부터 구직 의지 없이 돈의 유혹에 빠져 여러 차례 실업급여를 수급하는 얌체족을 두고 하는 말이다. 여기에는 관계 당국도 정확한 통계자료가 없는 실정이다. 이런 방관적인 대처가 저조한 재취업률과 무관해 보이지 않는다.

사실 취업과 퇴사를 반복하는 ‘메뚜기형 취업’은 어제오늘의 문제가 아니지만, 이런 상황은 오는 7월부터 실업급여 지급상한액이 큰 폭으로 높아지고 수급조건이 완화되면 더욱 심각할 것이다. 그런데도 이들에 대해 관리는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 이러다 보니 실업급여에 대해 아직도 ‘안 챙기면 손해’라는 인식이 팽배할 수밖에 없다.

이 때문에 절박한 심정으로 구직 활동에 나서면서 실업급여를 통해 생계안정을 조금이나마 유지하려는 상당수 실업자만 일부의 색안경을 낀 시선으로부터 선의의 피해를 보고 있다. 이들을 위해서라도 실업급여 수급자에 대해 관리를 강화해야 한다. 특히 두, 세 번 이상 받는 수급자에 대해선 별도의 관리시스템을 마련해야 한다.

물론 매년 증가하고 있는 실업급여 부정수급 행위에 대한 단속도 강화해야 한다. 지난해 도내에서 적발된 부정수급자는 335건에 2억6400만원이다. 전체 지급액에 비하면 조족지혈(鳥足之血)이라는 소리를 듣지 않기 위해서라도 큰 구멍을 손질해야 한다. 시민들의 의식 개선만을 외치지 말고 제도의 맹점을 찾아 제대로 처방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