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취 풀풀 나는 산지천, 근본처방 서둘라
악취 풀풀 나는 산지천, 근본처방 서둘라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페이스북
  • 제주의뉴스
  • 제주여행
  • 네이버포스트
  • 카카오채널

2002년 6월 산지천이 복원되자 시민들은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 도심 생태하천으로 되살아나 시민들에게 친환경 공간을 제공하는 전기가 될 것으로 믿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근래 산지천은 이 같은 기대와 염원을 저버리고 있다. 산지천 하류 일대가 썩어가며 풍기는 악취로 시민과 관광객들의 실망과 불만이 이만저만 아니다.

본지 보도에 따르면 해수면이 낮아지는 간조 때의 산지천은 참을 수 없을 정도로 심한 악취가 풍긴다고 한다. 썰물로 하천 바닥이 드러나면 녹조류로 뒤덮인 곳곳에서 물비린내와 해초가 썩는 냄새가 발생해 주민들이 큰 불편을 겪는다는 것이다. 심지어 이곳을 탐방하던 관광객조차 악취를 견디지 못해 발길을 돌리는 상황이다. 이쯤이면 생태복원이 무색할 지경이어서 예사로이 넘길 일은 아니라고 본다.

지역주민들은 수년 전부터 이어온 하수도 공사와 분수 설치 등 환경정비사업 이후에 산지천에서 악취가 나고 있다고 주장한다. 하류에 둑을 쌓은 탓에 유속이 약해지고 복류수 유입이 차단돼 고인 물이 썩어가고 있다는 거다. 하천의 흐름이 약해지면 유기물이 축적돼 부영양화 현상이 발생한다는 전문가 지적도 같은 맥락이다.

하천은 사람과 자연이 공존하는 중요한 곳이다. 연중 물이 흐른다면 수질 관리도 해야 하기에 더욱 그러하다. 그런데 거꾸로 산지천 주변 환경이 과거로 돌아가는 듯한 형국이니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다. 더 늦기 전에 손을 써야 한다. 전문가와 시민들의 의견을 수렴해 대책을 마련하고 산지천 보전에 힘써야 한다는 얘기다.

알려진 사실이지만 산지천은 청계천의 아버지 격이다. 서울시가 청계천 복원 때 벤치마킹했을 정도로 산지천은 국내외로부터 각광 받았다. 복개를 걷어내고 하천을 복원한 사례로는 국내 최초여서 제주시민들의 자부심을 한층 높였던 것이다.

산지천 생태가 훼손되지 않도록 잘 가꾸는 일은 정말 중요하다. 대책 없이 고여 있는 물을 하류로 흘려보내는 땜질식 처방으론 곤란하다. 악취 원인을 조속히 찾아내 적절한 조치를 해야 한다. 당국의 지속가능한 관리대책과 시민들의 산지천 사랑이 절대 필요함은 물론이다. 도심 속에 은어와 숭어 등이 뛰노는 하천은 그리 흔치 않다.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