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등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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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성기 시인

‘내려갈 때 보았네
올라갈 때 보지 못한 그꽃’

 

노시인은 이제야 ‘그꽃’을 보고 있을지 모른다.
힘들게 올라서 정상에 서면 내려갈 일밖에 없다. 이 평범한 진리를 잊어버리고 허공으로 오르려다 자멸한 사람들은 수없이 많다.


1997년 개봉한 송능한 감독의 영화 ‘넘버 3’에 나오는 유명한 대사 ‘투나 쓰리나 다 똑같은 거지. 막말로 넘버 원이 싹쓸이하는 세상 아니냐’가 떠오른다.


노름판이나 정치판에선 2등이 없다. 승자(勝者) 독식(獨食)의 시대다. 40%의 지지만 얻고 당선되어도 100%의 권리를 독식하는 민주주의가 정말 바른 민주주의인가.

 

그 대가로 1등은 내려올 일밖에 없다. 내려오는 길에 고개를 들면 넘어진다. 고개 숙이고 겸손하게 내려오라는 하늘의 뜻이다. 현재 정치권력이나 그 권력을 꿈꾸는 이들에게 꼭 필요한 금언이다.


나는 2등이 좋다. 늘 1등을 꿈꾸며 살 수 있기 때문이다. 2등에게는 미래가 있고 희망이 있다.


지난 평창 동계올림픽. 빙속 500미터. 0.01초 차로 은메달을 받은 차민규! 그는 진정한 승자였다.

 

‘다리가 짧아서’라는 인터뷰의 여유와 재치도 충분히 금메달을 뛰어넘었다. 컬링의 여자 대표선수들, 은메달인 게 얼마나 다행인가. 금메달을 향한 목표와 미래가 있기에 그들은 부지런히 노력하며 행복할 것이다.


오늘도 밝게 웃는 우리 아이들, 제발 1등하라고 들볶지 말자. 2등 3등이 얼마나 행복한 축복인가! 죽는 날까지 1등을 꿈꿀 수 있는


나는 언제면 1등 시(詩)한번 써볼까. 행복하다 무명인 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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