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현대사의 최대 비극이지만 피해자와 가해자가 한 마을에 살아오면서 화해와 상생을 보여준 제주4·3은 평화와 인권의 소중함을 일깨워주는 상징이 됐다.
이 같은 4·3의 정신이 대한민국을 넘어 전 세계에 알릴 전기가 마련됐다.
제70주년 4·3희생자 추념식이 행정안전부 주최, 제주특별자치도 주관으로 3일 제주4·3평화공원에서 생존 희생자(후유 장애인·수형인)와 유족 등 1만50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다.
‘슬픔에서 기억으로, 기억에서 내일로’라는 주제로 열리는 추념식에선 올해 처음으로 오전 10시부터 1분간 제주도 전역에 묵념 사이렌이 울린다.
사이렌은 모든 세대에게 4·3의 아픔을 화해·상생·평화의 가치로 승화시키기 위해 울린다.
이어 제주4·3사건을 전국에 알린 소설가 현기영 선생이 ‘4·3 70주년에 평화를 기원하면서’라는 제목의 추모글과 유족 이숙영씨(75)가 ‘어머님을 그리는 편지’를 낭독한다.
이씨는 4·3당시 교장이던 아버지가 총살당했고, 이 충격으로 어머니가 돌아가는 아픔을 겪었다. 추념식에선 그동안 금지됐던 가수 안치환의 ‘잠들지 않는 남도’가 합창으로 불려진다.
정치권에서는 여야 당대표 5명은 물론 국회의원 50여 명이 참석, 4·3추념식 사상 최대 규모의 인사들이 참석한다.
더불어민주당은 추미애 당대표와 우원식 원내대표, 제주출신 강창일·오영훈·위성곤 의원 등이 참석한다.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에선 홍준표 대표와 장제원 수석대변인 등이 참석한다.
바른미래당은 박주선 공동대표와 김수민 비서실장 등이 참석한다.
민주평화당에선 조배숙 당대표와 정동영 의원, 최경환 의원이 참석하고, 정의당은 이정미 당대표와 노회찬 원내대표가 참석한다.
도내에서는 원희룡 제주특별자치도지사와 고충홍 도의회 의장, 이석문 교육감, 양윤경 4·3희생자유족회장 등이 참석해 영령들의 명복을 빌고, 통한의 70년을 눈물로 살아온 유족들에게 희망의 메시지를 전달한다.
추미애 민주당 대표는 2일 열린 최고위원회 회의에서 “제주4·3 70주년 추념식에는 문재인 대통령이 참석하시고, 주말에는 서울에서 4·3 70주년을 맞이해 온 국민이 함께하는 기념식을 가질 예정”이라고 말했다.
추념식 진행 전 과정은 KBS제주방송총국을 통해 전국에 생중계 되고, 제주MBC·JIBS·KCTV는 도내에 생중계한다.
한편 해방 직후 남한 단독 선거를 둘러싼 좌우 갈등에서 비극이 싹튼 제주4·3사건은 1948년 4월 3일 350여 명의 무장대의 봉기로 촉발된 이래 군·경의 진압 과정에서 도민 3만 여명이 희생을 당했다.
이는 당시 제주도 인구의 10%에 이른다.
특히 1948년 11월부터 이듬해 2월까지 전개된 초토화작전으로 중산간 마을 95%는 불에 타 사라졌다.
제주섬은 불바다가 되면서 3만9285동의 가옥이 소실됐고, 이재민은 9만1732명이 나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