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3에 무너진 삶…그림으로 전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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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명천 할머니/정란희 지음, 양상용 그림

‘무명천 할머니’. 제주도민이라면 4·3 당시 턱에 총을 맞아 죽음 앞까지 갔다가 살아난 진아영 할머니를 알 것이다.


제주4·3을 맞아 스콜라 출판사가 아동신간으로 ‘무명천 할머니’를 출간했다. 무명천으로 아픈 얼굴을 가린 채 평생을 고통 속에서 살아야 했던 ‘무명천 할머니’의 슬픈 세월과 현재까지 이어지는 아픔을 그림과 함께 생생히 전달한다.


이 책은 광복 직후 제주에서 벌어진 4·3 사건 당시, 턱에 총을 맞고 슬픔과 외로움 속에 살아 낸 진아영 할머니의 이야기를 모티브로 구성한 그림책이다.


무명천 할머니는 간신히 목숨은 건졌지만, 약 없이는 견딜 수 없는 끔찍한 고통 속에 평생을 살아야 했다.

 

턱이 없어 제대로 말을 할 수도 음식을 먹을 수도 없었다. 사람들에게 무명천 푼 모습을 보이지 않기 위해 구석에서 혼자 음식을 먹었고, 누군가 집으로 들이닥칠지 모른다는 공포심 때문에 잠시 나갈 때조차 모든 문에 자물쇠를 걸어 잠가야 했다. 할머니는 제주 4·3의 상처로 인생을 잃어버렸다.


정란희 작가는 이런 무명천 할머니의 이야기를 그림책으로 옮기기 위해 수시로 제주를 오가며 주변 인물들을 인터뷰하고 할머니의 삶터와 제주 4·3 유적지를 돌아보며 취재했다.


4·3을 제대로 그려 잘못된 역사를 바로잡기 위해 노력했다. 단순히 할머니의 아픔에 대한 이야기가 그치는 것이 아니라, 남아 있는 우리가 그 아픈 역사를 받아들이고 기억해야 하기 때문이다.


양상용 작가는 4·3의 순간들을 보는 이가 너무 아프지 않게 그리고자 노력했다. 대신, 사건이 슬펐던 만큼 더욱 아름답게 표현해서 사람들이 이 비극의 역사를 오래 기억할 수 있도록 깊이 있게 그려 냈다.

 

스콜라 刊, 1만2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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