챠오프라야 강가의 호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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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텔도 풍경의 하나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그 여행지에 맞는 좋은 호텔에 머물고 싶은 게 나의 욕심이다. 노스탤지어를 느낄 수 있는 호텔이면 당연히 좋다.

좋은 호텔은 건물이 새롭고 화려한 게 아니라, 서비스에 마음이 깃들어 있는 걸 말하는 게 아닐까.

세계 최고의 호텔로 손꼽히는 곳이 태국에 있다는 건 의외의 일이지만 그 서비스의 완벽함은 세계 최고라는 명성에 걸맞은 것이었다. 손님 한명에 서비스 담당원이 네 명이라니.

그것도 귀찮게(?) 서비스하는 게 아니라 산뜻하고 자연스럽게 무엇 하나 불편함 없이 배려를 하는데 탄복을 했다.

태국 오리엔탈호텔의 하루는 우선 테라스에서 시작되는 아침식사. 메뉴는 태국식 죽부터 새우 닭고기 등 셀 수 없을 정도인데 내용은 날마다 달랐다.

호텔은 강을 끼고 지어져서 테라스가 강으로 향해 있었다. 아침식사용 테라스, 티타임용 테라스, 바비큐용 테라스, 바가 있는 테라스, 이런 식으로다.

그러나 호텔이 접해있는 챠오프라야강은 제주바다처럼 푸르지도 맑지도 않았다. 탁하고 유심히 보면 온갖 게 다 떠돌아 아니는 게 보였다.

게다가 아열대 특유의 찌는 듯한 기후 때문에 익숙지 않은 사람에게는 냄새도 고통이었다.

낮에는 거리의 조잡한 면이 하나의 매력으로 되어있지만 저녁이 되면서 로맨틱한 세계가 펼쳐졌다.

해가 지고 어둑어둑해지면 바비큐용 테라스에 삼삼오오 사람이 몰려왔다. 태국 전통음악이 흐르는 가운데 캔들의 불빛이 흔들리고 요리와 술이 테이블을 채웠다.

강변을 따라 세워진 고급스런 가로등의 불빛, 알맞게 불어오는 바람, 아름답게 차려입은 연인들, 리조트 호텔로서의 매혹적인 저녁의 시작이었다.

호텔이 잠만 자면 되는 곳이 아니라 여행지의 풍경의 하나로 자리 잡을 때 그곳을 더 찾게 되는 게 아닐까.

아름다운 내 고향 제주에도 얘깃거리가 있고 여행 후에도 잊혀지지 않을 그런 호텔이 많이 생겼으면 좋겠다.

<김가영 수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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