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바른 교육 위에 나랏말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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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의 나라살림과 국민을 보살펴 줄 새로운 제17대 대통령이 나셨다. 대통령은 국가가 정한 법에 따라 5년마다 국민의 직접선거로 선출한다. 5년에 한번 나는, 대통령이 되기 위해 후보자들은 현실가능과 현실불가능의 많은 공약을 내세워 민심의 표를 얻고자 한다.

대선일은 후보 당사자는 물론 유권자 사이에 희비기류로 온 나라의 긴박한 기대 속 하루가 연출된다. 이제 위임(委任)의 자리를 나고 드는 시기에 놓인 대통령과 대통령 당선자는 나라와 국민의 안위와 강건을 위하여 진실로 실리를 바탕으로 처리해야 할 것이다.

나라곳곳에는 언제 터질지 모르는 종양들이 너무 많다. 이를 수술대 위에서 한꺼번에 집도하려면 더욱 치유하기 어려운 부작용이 따른다. 먼저 가장 깊게 들여다볼 부분은 바로 ‘교육’이다. 우리나라의 교육은 아무리 보아도 교육이 아니라 인간기계 제작소다.

급박한 변화의 세계정세 속에서 빠르고 폭이 크지 않고서 어찌 살아남을 것인가 마는, 모든 일은 올바른 교육 바탕 위에서야 미래가 보장되는 것이다.

요즘 어린이는 애늙은이어린이다. 하굣길 목적지가 집이 아니고 학원일뿐더러 서너 군데 숨 돌릴 틈도 없이 바삐 움직이는 모습이 기계적이다. 해 떨어져 어둑한 늦은 저녁 파죽음이 되어 집으로 돌아왔을 때는 아이들만의 그 영롱한 눈빛은 이미 바랬다. 한창 친구들과 밖에서 뛰놀며 싸움박질 하고 말썽도 부려 부모나 선생님께 호되게 꾸지람 들으면서 손들고 벌서야하는 그런 고운 시기이다. 그럼으로써 벗의 귀함을 알고 사회와 자신의 존재를 깨달아가는 단맛을, 요즘 아이들은 겪을 틈이 없다. 어른 날 눈물 한 방울에 떠올릴 추억이 없다.

또한 세계적으로 우리나라 청소년만큼 학업 우수력이 뛰어난 나라는 드물다고 찬사한다. 어쩐지 그 말이 가슴속을 헤집어 서글프다. 하루의 새벽별과 늦은 밤별만이 그들의 등하굣길을 맞이한다. 휴일에도 청소년들은 맑은 햇볕 한번 쬐지 못하고 책상머리 붙박이가 된다. 가치관이 성립되어 가는 과정에 있는 청소년은 생각할 시간이 많아야 한다. 몸소 경험과 체험을 많이 할수록 짙은 향이 묻어나는 법이다. 여러 각도의 사고에서 주체의식을 찾아가고 보랏빛 인생수첩을 펼쳐서 어른의 세계로 접어들어야 마땅하다. 그러나 우리 청소년의 모습은 어떠한가. 학습공장에서 일률적인 사고와 풀이과정을 배운 덕에 그들의 가슴은 정체되었다. 촉촉한 물기 머금은 꽃잎이 아니라 꽃망울 터트릴 시기에 세찬 비바람에 꽃 대궁이 꺾인 꽃나무와 같다. 꽃나무는 꽃을 피웠을 때 튼실한 과실을 맺고 좋은 씨를 얻게 된다.

우리 어린이와 청소년들이 콘크리트 대학입시 문으로 정신없이 달려가느라, 가는 길에 보이는 돌멩이도 차보고 꽃내음도 맡고 나무 그늘에 앉아 독서도 하고 벗과 함께 산에도 오르고 정자 아래 어르신들의 말씀도 듣고 날아가는 새가 머리에 똥을 누고 갔을 때 ‘나를 기억해 주어 고마워’하고 웃어 보이는 그런 추억의 잔디밭을 놓치고 가지 않기를 바란다.

푸른 물에 물고기가 지느러미 물결 일으키는 그런 강을 보고 싶다. 찬 바람에 가지 흔들거리는 나무에 초겨울 햇살 따스한 창밖을 내다보며 자식 둔 여느 부모의 한마음이 아닐까. 콘크리트에서 자라는 나무와 흙에서 성장하는 나무는 무엇이 다를지를, 실리정부를 표방하는 차기 정부 대통령당선자의 심사숙고한 올바른 교육정책이 있기를 간절히 바라는 바이다.

<박경록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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