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고 발생 이후 우리가 평소 생각하고 대비하지 못한 것에서 그러한 대형 사고가 시작되었음이 속속 드러날 때 우리는 안타까움과 함께 평소 대비하지 못한 데 대한 자책감이 들기도 한다. 하지만 이렇게 감상에만 빠져 있어서는 안될 것이다. 이전에도 이런 대형 사고가 발생할 때마다 다시는 이런 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안전대책을 마련한다고 했지만 이렇게 크나큰 대형 참사가 발생한 것을 보면 그때 어떻게 대책을 마련했기에 이런 일이 또다시 생기는가 하는 또 하나의 자책감만 들 뿐이다.
또한 이번 대구지하철참사가 한 사람의 단순한 방화에서 시작해 수백명의 목숨을 앗아간 일이라는 점에서 보면 세계 도처에서 연이어 일어나고 있는 테러가 과연 남의 나라에서만 일어나는 일일까 하는 생각이 든다.
우리 제주도는 4면이 바다이고 국제자유도시로서 광범위하게 테러를 감행하기 쉽고 많은 나라에서 온 이민족들이 자유로이 생활할 수 있어 정보.통신.교통이 편이한 점 등 테러의 취약지인 섬지방 특성을 가지고 있으며 운세와 미신 탓으로 돌리고 체념과 망각에 익숙한 우리의 습성 또한 이런 대형 인명피해사고로부터 자유로워질 수 없게 만드는 요인이 되고 있다.
제주국제자유도시 건설이 추진되고 있는 이 때 특히 우리 제주도민들은 대형 안전시설인 공항.항만이나 중앙지하상가, 여러 관광지 등에서 언제 어떤 사고가 발생할지 모른다는 생각을 가지고 그런 사고를 예방하는 것이 우리의 몫이고 일이라는 주인정신으로 대비해야 할 것이다 .
21세기 첨단전쟁에서 대량살상무기로 화생방(화학, 생물학, 방사능.핵) 무기가 사용될 것이고 우리와 대치하고 있는 북한은 지하공화국이라 불릴 정도로 군사시설이 지하에 많이 있다고 한다. 그러한 화생방전 대량살상무기로부터 우리의 생명을 보호하기 위해서는 배연시설 등 화생방전의 대피시설 확보와 함께 평시훈련.교육이 필요하다.
우리의 삶에서 재난이라는 말은 없어지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우리가 ‘안전불감증’이란 말을 없애버리고 평소 여러가지 재난에 대한 준비와 대처를 한다면 이번 대구지하철참사 같은 참혹한 현장은 다시 보지 않아도 되지 않을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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