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성평등권의 발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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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들의 사회활동 참여율이 높아지면서 여성문화, 여성연대라는 말이 자주 들린다. 남성들의 대표적인 사회조직이 동문이라면 여성들의 동문문화는 왜 빈약할까? 동문이면 무조건 봐주는 것을 동조하는 것이 아니라 여성과 남성의 집단문화가 다른가에 대한 해답을 찾기 위해서다.

여성이 특별한 상을 받거나 사회적 지위를 얻으면 이를 격려해 주는 것이 아니라 여성들끼리 비난하고 폄하하는 상황을 가끔 보면서 여성의 적은 여성이라는 생각이 뇌리를 스친다.

여성들의 수상 공적사항은 자생적으로 쌓은 것이라기보다는 든든한 후원자인 남편이나 부모의 물질적, 정신적 후원을 바탕으로 해서 결과가 도출되었다고 생각하는 풍토, 양성평등의 고질적 폐단이다.

우리사회에서 남편의 특정한 직위에 따라 아내들의 모임이 조직되어 있지만 여성의 지위에 따른 모임은 드물다. 이제 아내들의 독특한 특성에 따라 남편들의 모임을 꾸려보면 어떨까. 시기상조일까? 남편들이 반발할까?

결혼을 앞둔 예비부부 중에 남성은 가장으로서 열심히 일을 하겠다는 다짐을 표현하는데, 여성은 ‘결혼하면 남편이 하자는 대로 따르겠다. 당분간 일을 접고(자유직업인일 경우) 살림에 충실하고, 내조를 잘하겠다’고 한다. 반대로 ‘이제부터 아내의 말을 잘 듣고, 따르고 외조하겠다’는 대사는 들어보지 못했다.

여성들 개개인은 능력이 뛰어나고 잘났을지언정 연대의식이 희박한 것 같다. 여성들은 오랫동안 꽃의 이미지로 굳어져서 집단에서 여성의 수효는 자신으로 만족하고 더 이상 여성의 충원을 생각하지도 않고 적극적으로 추천하려는 의식도 빈약하다. 우리도 모르는 사이에 남녀 불평등의식에 젖어있어서 자신만 선택되면 만족하고 자신이 차별대우를 받지 않으면 깨닫지도 못한다. 현대 여성들의 의무는 서로 격려하고 도와주기이다. 나만 특정한 일을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동지애를 발휘하여 다양한 집단의 여성들의 연대의식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제주특별자치도에서는 제주여성들이 어떻게 살아왔는지,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에 관심을 갖고 여성들의 자취를 찾아서 귀중한 구술을 꿰는 작업들을 하고 있다. 이런 일련의 작업들이 여성지위 향상에 도움이 되길 기대해 본다. 아니 처음부터 누렸어야 할 양성평등권의 새싹이길 바란다.

<문순덕 여성능력개발본부 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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