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도 멜이 잡히지 않아 한숨만 나옵니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모슬포 앞바다에서 씨알이 굵은 멸치(멜)가 잡히지 않아 어민들의 걱정이 태산이다.
대멸치가 사라지면서 예년 이맘때 같으면 모슬포항 주변 식당이 ‘멜국’을 찾는 손님으로 북적였지만 올해에는 한산한 분위기다.
신선한 대멸치를 쓰는 다수 식당들이 재료를 구하지 못해 ‘멜국’을 메뉴판에서 지웠기 때문이다.
모슬포 선적 금영호(9.76t) 선주 나승무씨(72)는 17일 “지난해에 이어 올해 들어서도 2월 이후 멜이 들지 않아 어민들이 손을 놓고 있다”고 말했다.
나씨는 “이달 말이 제철인 자리돔이라도 잡기 위해 어구를 바꾸고 조업에 나서고 있지만 자리돔도 아직 많이 잡히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덕진호(9.77t) 선주 이경철씨(53)는 “3년 전만 해도 매년 이맘때면 적게는 20척, 많게는 30척이 넘는 배가 멜을 잡기위해 바다에 나가는데 올해 들어 조업에 나서는 배는 2~3척에 그치고 있다”고 말했다.
이씨는 “배를 띄울 때 마다 매번 기름값만 날리고 있어 대부분 선주들이 조업을 포기한 후 자리돔 조업을 준비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대멸치가 잡히지 않으면서 모슬포항 주변 식당가에는 신선한 대멸치가 들어간 ‘멜국’이 메뉴판에서 사라졌다.
B식당 대표 강모씨(44)는 “예전부터 신선한 멜을 이용해 멜국을 요리해 왔는데 올해에는 멜을 구하지 손님들에게 멜국을 제공하지 못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강씨는 “그나마 일부 잡히는 멜도 크기가 작고 대부분 갈치 주낙 미끼로 빠져나가면서 국과 튀김용으로 나오지 않는 상황”이라며 “멜국을 찾는 지역 어르신들에게 양해를 구하고 다른 메뉴를 권하고 있다”고 했다.
<김문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