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의 그늘
봄의 그늘
  • 제주신보
  • 승인 2018.0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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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익순, 수필가

그들은 누구인가. 설익은 과일처럼 풋풋함이 묻어나는 생기 어린 얼굴은 거침없이 끼를 발산하며 럭비공처럼 어디로 뛸지 모르는 신세대이다. 그들은 원대한 꿈과 희망을 간직한 미완의 세대, 개성이 강한 미래의 주역이다.

갈색 단풍의 스산한 가을을 성년의 계절이라고 한다면, 연둣빛 화사한 봄날은 청소년의 계절이라고나 할까. 진취적인 청소년의 기상은 물오른 연둣빛 나뭇잎처럼 푸르다.

하지만 화사한 봄날에도 그늘진 곳은 있고, 비바람은 몰아친다. 모진 광풍이 온 산하를 휘저을 때도 있다. 가끔씩 변덕스런 봄날처럼 청소년들에게는 기성세대에 대한 이유 없는 반항과 흔들림이 있다. 흔들림 없이 온전하게 성장하는 청소년은 얼마나 될까. 정도의 차이가 있을 뿐 누구나 시련과 방황과 일탈의 시간은 있다.

청소년이 건전하게 성장하도록 우리 사회가 맞춰주지 못한다. 인성교육의 부재, 경쟁과 일등만 요구하는 교육, 무방비로 노출된 온라인 유해 콘텐츠, 폭력과 가정 해체, 끊임없이 발생하는 기성 세대의 범죄는 분별력이 약한 청소년의 일탈을 부추긴다.

경쟁에서 낙오되거나 폭력과 가정해체로 희생되는 불우한 청소년들은 반사회적 성격을 갖기 쉽다. 그들은 가정과 학교의 울타리를 뛰쳐나가 유해 환경의 그늘 아래 범죄에 무방비로 노출된다. 사회와 기성세대에 반항하고 일탈과 비행을 합리화하며 위기 청소년이 되고 범법자가 된다.

그늘진 곳에 머물고 있는 청소년을 위한 여러 사회안전망이 운영되고 있다. 대안학교, 인터넷 스마트폰 중독예방 및 해소 사업, 상담복지센터, 가출청소년 쉼터, 청소년 동반자 등 시책은 수없이 많다. 경찰에도 여성청소년 전담부서를 별도로 두고 범죄예방과 단속에 임하고 있다.

그러나 ‘열 포졸 도둑하나 못 잡는다’라는 속담이 있다. 청소년 선도를 위해 행정기관, 경찰, 관련 단체 등이 노력하고 있으나, 범죄연령은 낮아지고 더욱 잔혹해지고 있는 현실이디. 청소년의 범법행위는 어제오늘의 일은 아니지만 요즘에 발생하는 청소년의 범죄는 너무나 흉포하다. 더욱이 비행과 범죄를 뉘우치거나 반성할 줄 모른다는 데 심각성이 더해진다. 청소년범죄는 심각한 사회문제가 되어 소년법개정을 요구하는 국민적 공감대가 형성되는 추세다.

소년법이 제정되었던 농경시대의 상황은 정보화시대로 변모했다. 유해환경 속에 유해콘텐츠가 홍수를 이루고 있다. 달라진 시대 환경 속에 청소년들은 경제발전과 식생활 개선으로 매우 조숙해졌다.

소년법에 규정된 나이나 반사회적 잔혹범죄에 대한 최대형량을 검토할 시기가 되었다. 보호관찰대상 청소년들에 대한 법무부와 경찰의 유기적 협조관계도 전반적으로 재정립해야 한다.

그러나 선행되어야 할 일은 위기청소년에 대한 지원과 관리의 역할분담이다. 국가에서는 이들을 관리·선도할 전담 인력을 늘리고 사회 안전망을 재정비해야 한다. 가출청소년 쉼터를 확충하고 지원을 늘려야 한다. 가정·학교·정부가 협력하고, 역할을 분담하여 위기청소년들을 선도하는 노력이 절실하다. 쉽지는 않지만, 깊은 관심으로 접근하면 불가능한 일은 아닐 터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