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할 분을 찾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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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주신보
  • 승인 2018.0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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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승희, 춘강장애인근로센터 사무국장·수필가

하늘거리는 벚꽃잎 뒤로 빨간 동백이 수줍음을 도도히 내밀고 있다. 휘파람새 천공을 향해 날아오르자 파르르 꽃비가 내린다. 이 계절에는 꽃망울 피어나는 원피스가 제격이건만, 다이어트는 언제할지 나는 아직도 운동을 계획 중이다.

날이 풀리며 남편의 뱃살 타령이 시작되었다. 신혼 초부터 20년 넘게 꾸준히 몸무게를 유지해왔는데 작년 1년 새에 부쩍 늘었다. 운동만이 해결책이라며 스스로 처방을 내리고 자전거를 타려 했지만, 노형동의 형편이 만만치 않다. 북적이는 차들과 탁한 공기. 그뿐인가 미세먼지 걱정을 온 국민이 하는 형편이니 야외 운동은 피하자 했다.

결국, 3월에 헬스장 등록하고 남편은 운동을 시작하였다. 그새 2㎏ 넘는 감량을 했다는 자부심에 남편은 청춘으로 돌아가 있다. 남편의 지인을 만났다. 휠체어 운동을 하는 이다. 운동 이야기가 나오자 “비장애인에게 운동은 선택이지만, 장애인에게는 필수다”라며 단호하게 말한다.

우리들은 내성적이거나 벗이 없는 이들에게 운동을 권한다. 운동하다 보면 사회성도 키워지고, 성격도 활발해져 모든 일에 자신감이 생긴다는 주장은 늘 해오던 이야기다. 그뿐인가, 몸이 찌뿌드드해도 운동하라고 하고, 팔, 다리, 허리 어디를 아파도 만병통치라며 약장수 처방을 내린다.

잠깐 이야기를 멈추고 찬찬히 생각해보자. 이런 효과들을 항상 그리고 가장 절실하게 필요로 한 분들이 누굴까? 장애인이다. 그러기에 장애인에게 운동은 필수인 게다.

내가 근무하는 곳의 장애인 중 운동을 하는 분은 드물다. 아마도 어릴 적부터 신체적인 불편함으로 외부활동이 적을 수밖에 없었고, 그게 습관이 된 까닭일까? 아니다. 운동하려 해도 사회적 걸림돌이 많아 못하는 경우가 더 많다.

남편이 다니는 헬스장을 봐도 그렇다. 좁은 현관에 회원용 신발장이 넓게 차지하고 있어 휠체어 접근이 불가능하다. 클러치를 이용하는 장애인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기대어 앉아 신발을 갈아 신을 공간이 필요하지만 여의치 않다.

난관을 극복하고 헬스장으로 들어갔다 하자. 보통의 헬스장은 운동기구 사이로 휠체어가 다니기는 어렵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것. 운동을 가르쳐 주고 보조해 줄 장애의 특성을 이해하는 트레이너가 없다.

하체 장애인들에게는 고정해 주는 보조기구가 마련돼야 하고, 중심을 잡아줄 지지기구도 필요하다. 그리고 장애에 맞게 운동 방법과 바른 자세를 가르쳐줄 전문 트레이너가 필요하다.

2017년 11월에 제주도는 장애인체육진흥 계획을 발표하였다. 5년간 1270억이 투입되는 청사진이다. 우리 동네에도 장애인 체육시설이 들어오길 희망한다. 장애인에게 유용한 시설들은 대부분 어르신에게도 효과적이다. 그러기에 부모님에게도 우리에게도 좋은 운동시설이 될 테다.

5년 후까지 장애인은 운동을 참고 기다려야 하나? 작은 배려로 바로 시작할 수 있다. 우리 주변에 엘리베이터가 설치돼 있고 공간이 넓은 헬스장은 적은 수지만 찾을 수 있다. 다만, 장애인에게 운동이 중요함을 알고 함께할 이웃을 만나야 한다. 그들의 운동할 권리를 인정하는 벗을 찾기만 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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