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한 생리통, 이런 질환을 의심해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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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병원 산부인과장 제동성

최근 스위스에서 생리통을 완화시켜주는 초콜릿이 출시돼 화제가 됐습니다. 지구 저편 스위스에서 출시된 초콜릿에 우리나라에서까지 뜨거운 관심을 보인다니, 그만큼 생리통으로 괴로워하는 여성분들이 많아서겠죠? 내용물을 살펴보면 스위스에서 채취한 통증 완화 효과의 허브 16종이 들어갔다고 합니다. 또 코코아의 세로토닌 성분이 우울감을 가라앉혀주고 스트레스를 해소시켜 줄 거라는 설명인데요.

어느 정도 진통 효과와 플라시보 효과가 있을지 모르겠으나, 사실 초콜릿은 생리통을 겪는 여성에게 그다지 추천해 줄만한 음식은 아닙니다. 생리할 때 아랫배를 쥐어짜는 듯한 통증이 느껴지는 것은 탈락한 자궁 내막을 배출하기 위해 프로스타글란딘이라는 성분이 생성돼 자궁근육이 강하게 수축하기 때문인데요. 초콜릿의 주원료인 코코아매스에 함유돼 있는 티라민이라는 성분 역시 혈관을 활성화시키고 근육 수축을 유발해 오히려 생리통의 강도를 키울 수 있기 때문입니다. 생리를 하는 여성의 절반 정도는 생리통을 경험하는데, 이 중 대부분이 프로스타글란딘에 의해 자연스럽게 발생하는 일차성 생리통입니다. 생리가 시작하기 수 시간 전 혹은 직전에 시작돼 2~3일 정도 지나면 사라집니다.

통증이 심해 견디기 어렵다면 무조건 참지 말고 약을 복용하는 것도 방법입니다. 내성을 걱정하거나 막연히 약은 몸에 안 좋지 않을까하는 분들이 있는데, 약국에서 구입할 수 있는 진통제들은 내성이 생기는 성분이 아니므로 정량을 지켜 복용하면 됩니다. 통증이 심한 경우, 뒤틀리는 듯한 통증이 있는 경우, 몸이 붓는 경우 등 생리통과 동반 증상의 양상에 따라 다양한 종류가 시중에 나와 있는 만큼 본인에 맞는 제품을 찾아 복용하시기 바랍니다.

문제가 되는 생리통은 병리적 원인이 있는 이차성 월경통입니다. 흔한 원인으로는 자궁근종, 자궁선근증, 자궁내막증 등의 질환이 있습니다. 용종이나 자궁 내 피임장치로 인한 염증 때문에 생리통이 생기기도 합니다.

이 중 자궁근종은 35세 이상 여성 절반 가까이 경험하는 질환입니다. 심한 생리통, 부정출혈, 생리양 증가 등의 증상이 나타나며 골반, 복부에서도 통증이 느껴질 수 있습니다. 호르몬치료로 호전되기도 하고, 적출이 필요한 경우에도 1cm 이하의 작은 절개창을 내서 시술하는 복강경수술 등 자궁을 보존할 수 있는 방법이 있으니 너무 우려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자궁선근증은 자궁내막선과 간질이 자궁근육층 내로 들어가 자궁이 커지게 되는 질환입니다. 초음파 검사를 해보면 자궁이 두꺼워진 것을 확인할 수 있고, 자궁내막을 기준으로 앞벽과 뒷벽의 두께가 비대칭으로 나타나기도 합니다. 자궁선근증은 자궁 근육층에 전반적으로 퍼져 있는 질환이어서 자궁을 보존하면서 자궁선근증만 제거하는 것이 어려운 편입니다. 하지만 임신 계획이 있거나 자궁선근증이 한 부분에 집중돼 있어 절제가 용이한 경우 등 환자의 상황과 병변의 상태를 고려해 수술을 할 수 있습니다.

만성적으로 골반의 통증이 있고, 생리통이 생리가 끝난 후에도 수일간 지속되며, 성관계시 통증이 느껴진다면 자궁내막증일 수 있습니다. 자궁 안에 있어야 하는 자궁 내막 조직이 골반 내 복강이나 기타 장기에 존재하여 덩어리를 만드는 질환입니다. 병변의 위치, 침범된 장기, 병변의 정도에 따라 다양한 증상을 보이므로 통증의 양상과 기간에 대한 자세한 문진과 내진이 꼭 필요합니다. 또한 재발을 잘하고 계속 진행하는 특징이 있으며, 불임의 원인이 되므로 조기에 발견해 적극적으로 치료해야 합니다.

하지만 이들 질환으로 인해 생리통이 심해지는 등의 증상이 나타났다면, 이미 질환이 상당히 진행된 경우일 수 있습니다. 젊은 여성이나 평상시 건강한 편이라고 해서 병원을 멀리하지 마시고, 주기적으로 건강검진을 받아 생리통은 물론 질환의 위협으로부터 건강을 지키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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