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눔·행복 전달한 김녕미로공원 설립자 더스틴 별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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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김녕미로공원 설립자···16년 가까이 수익금 제주대 기부
김녕리 노인대학 설립·운영비 매년 전달

기부를 통해 제주사회에 나눔과 행복을 전달한 제주김녕미로공원 설립자 프레드릭 H 더스틴 대표가 지난 5일 별세했다. 향년 88.

그는 푸른 눈의 나눔천사로 불리며 16여 년 동안 한 해도 거르지 않고 지역사회에 미로공원 수익금을 기탁해왔다.

8군 소속 연합군으로 한국전쟁에 참전한 그는 전쟁이 끝난 뒤에도 서울과 고향 미국을 오가며 한국과의 인연을 이어갔다. 1958년 아시아원조단체의 회원으로 활동하며 제주와 인연을 맺게된다. 제주로 완전히 이주하게 된 계기는 선교사였던 아내가 제주를 사랑했기 때문이다. 1971년 아내의 뜻에 따라 제주로 와 살다보니 그에게 있어 제주는 제2의 고향이 됐다.

1971년 제주대에서 관광영어 강사를 맡았고 이후 관광학과가 개설돼 강의를 맡게 됐다. 그는 학생들에게 관광 개발 이익을 지역 내 선순환 모델로 삼아야 한다는 철학을 가르쳤다.

은퇴 후 당시 국내에서는 생소한 미로공원을 조성하기로 마음먹고 혼자 힘으로 13여 년 동안 설계하고 나무를 심고, 흙을 나르며 공원을 조성한다. 사업 아이디어 구상 중 친구의 조언으로 영국의 세계적인 미로디자이너 에드린 피셔(Adrin Fisher)를 알게 돼 설계를 도움 받는다. 이로써 1995년 국내 최초로 제주김녕미로공원이 탄생하게 됐다.

2003년부터 미로공원이 수익을 내기 시작하자 학교와 지역사회를 위해 수익금의 70~80%를 내놓았다. 자신이 몸담고 있었던 제주대 관광경영학과에 외국인 교수를 더 채용해 달라며 3000만원을 기부한 것을 시작으로 매년 학생들의 해외연수, 장학금으로 써달라며 기부행렬을 이어갔다. 누적된 금액은 총 77000만원.

뿐만 아니라 김녕리 노인들에게 배움의 기회를 주기 위해 2003년 노인대학 설립비 2000만원을 기부하고, 매년 1000만원의 운영비를 전달했다. 또 여름철 야간 개장 때 제주대 학생들이 미로공원에서 취업, 실무 경험을 쌓을 수 있도록 직업체험 기회를 제공하고, 개장 수익은 학생들 이름으로 다시 제주대에 기부했다. 아울러 김녕세일링클럽, 김녕초등학교와 김녕중학교에도 매년 지원을 이어갔다.

제주대는 20065월 제주 지역사회와 대학 발전에 기여한 공을 높이 평가하며 더스틴 대표에게 명예 경영학 박사학위를 수여했다.

제주대 관계자는 더스틴 교수님은 진정으로 제주를 사랑한 분이셨다관광개발과 개발이익을 사회에 환원하며 노블레스 오블리주 정신을 보여주셨다고 말했다.

고인의 추모식은 7일 오전 11시 제주김녕미로공원에서 열렸고, 화장후 공원에 안치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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