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지천 갤러리, 지역작가 외면 말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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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지천 갤러리’는 사진 전문 전시관이다. 제주도가 제주시 건입동 산지천 부근 탐라문화광장 내 옛 여관인 금성장(지하 1층 지상 4층)과 녹수장(지상 4층)을 연결해 단장한 후 지난해 12월에 개관했다. 제주시민들의 오랜 젖줄에 문화적 숨결을 불어넣은 도시재생 사업의 한 모델이기도 하다.

현재 개관 기념 첫 기획전시로 제주 출신이며 우리나라의 대표적 다큐멘터리 사진작가인 고(故) 김수남의 작품을 선보이는 ‘김수남, 아시아의 바다를 담다’가 전시공간인 2~4층에서 진행되고 있다. 김 작가의 유족이 소장하고 있던 작품과 유품을 고향 제주도에 기증해 이뤄진 것이다.

이 개관 기념 전시는 애초 지난 3월 말까지 계획됐으나, 1차로 4월 말까지 연장한 데 이어 2차로 오는 15일부터 다시 진행될 예정이다. 그만큼 관람객들의 반응이 좋았다고 할 수 있다. 여기에 또 다른 속사정도 있다고 한다. 지난해 갤러리를 관장하는 제주문화예술재단의 운영비가 대폭 삭감되면서 다른 기획전시전을 할 여력이 없기 때문이라고 한다.

사정이 이런데도 갤러리를 운영하는 재단 측은 도내 작가들에게 눈길조차 주지 않고 있다. 그들이 원하는 ‘대관(貸館) 전시’는 거들떠보지도 않고 있다는 것이다. 도내 작가들이 반발하는 것은 당연하다. 산지천 갤러리는 엄연히 사진 전문 공간으로, 작고한 제주 출신 작가와 제주에서 활동하는 작가들의 작품을 전시할 목적으로 개관했기에 더욱 그렇다. 잔뜩 기대하게 해놓고 찬물을 끼얹고 있는 것이나 다름없다는 반응을 초래할 수밖에 없다. 여기에 제주도나 재단 측이 도내 작가들과 소통의 기회마저 없었다니 말문이 막힌다.

재단 측은 이런 점을 고려해 갤러리 운영 방식에 변화를 줘야 한다. 기획전시에만 몰두하는 사이 도내 작가들은 ‘동가식 서가숙(東家食西家宿)’하고 있다. 이는 도민들 입장에서도 바람직하지 않다. 다양한 작가들의 작품을 감상하며 즐길 문화향유권을 제약하고 있기 때문이다. 제주도 역시 구경만 해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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