作詩 東洲 高漸庸(작시 동주 고점용)
日沒臨山道頭烽 일몰임산도두봉 해 지자 도두봉에 오르니/
嬌嬌朏魄向白濃 교교비백향백농 초승달 서향으로 짙게 기우네/
斜垂大海深瞻月 사수대해심첨월 바다 비껴 드리운 달 유심히 바라보며/
不怨非沖世月重 불원비충세월중 살아온 세월 원망하거나 근심하지 말아야지/
■주요 어휘
▲臨山(임산)=산에 오르다 ▲道頭烽(도두봉)=도두리에 위치하고 있으며, 산책 중 일몰 감상이 으뜸이다 ▲嬌嬌(교교)=아름다운 모양 ▲朏魄(비백)=초승달 ▲向白(향백)=서쪽을 가리킴 ▲沖=근심할 충
■해설
지난 4월 어느 날 저녁 여느 행사를 마치고 친구들이랑 즐거운 저녁 식사를 가졌다. 가벼운 흥취를 이어가고픈 마음에 발걸음을 구질막 터를 지나서 도두봉으로 향했다.
구질막 터는 제주목사 기건(奇虔 미상~1460)이 한센병 환자들을 치료하기 위하여 세운 곳인데, 니천(泥川, 지금의 도두2동 흘천) 하구 니흘포 바닷가 벵막이모르에 위치하고 있다.
도두봉에 이르러 저녁 초승달을 바라보며 살아 온 세상 이야기를 나눴다.
서양의 철학자 니체는 “다시 태어나 살아도 지금같이 살라”고 했는데, 나는 그리 될 수 있을까? 나름 열심히는 살았는데.
초승달 지는 모습을 내 삶에 비유하며 칠언절구로 한 수 지어보았다.
<해설 동주 고점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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