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밋섬 매입’ 서두르면 논란 키운다
‘재밋섬 매입’ 서두르면 논란 키운다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페이스북
  • 제주의뉴스
  • 제주여행
  • 네이버포스트
  • 카카오채널

이 정도가 되면 도민들도 색안경을 끼고 보려고 한다. 제주문화예술재단의 재밋섬(현 제주메가박스, 지하 3층 지상 8층) 건물 매입 추진을 두고 하는 말이다. 재단 측이 계약금으로 총비용(100억원)의 10%인 10억원을 최근에 지급했기 때문이다.

사업 추진에 딴죽 걸지 말라는 심사인가. 더욱이 지금은 매입 비용 출처에 대한 논란도 완전히 수그러들지 않은 상태다. 재단 육성기금 170억원 중에서 싹둑 잘라 조달하는 문제도 그렇고, 오는 2020년까지 300억원 조성을 목표로 하는 단계에서 이뤄진 것이다. 사정이 이러다 보니 ㈔제주국제문화교류협회 등은 여전히 이에 반발하고 있다.

감독관청이나 다름없는 제주도의 태도도 이해할 수 없다. 건물 매입 논란이 불거진 시기는 온 도민의 이목이 6·13지방선거에 집중되었다. 이런 점을 조금이라도 고려했다면 재단 측에 속도 조절을 요구했어야 옳다. 그런데도 오히려 재단 측을 두둔하는 인상을 주고 있다. 매각자와 매입자의 요구와 필요성이 맞아 떨어진 지금이 적기라는 것이다. 그러면서 건물 리모델링 비용으로 60억원을 도비로 지원할 계획이다.

이런 점에서 제주도의회가 제동을 걸고 나선 것은 당연하다 할 수 있다. 의회로서도 지방선거 중에 당한 일이라 눈 뜨고 뒤통수를 맞았다고 느끼는 것 같다. 건물 매입을 중단하고 새로 출범하는 의회와 협의해 추진하라는 것은 누가 봐도 상식적이고 타당한 주문이다. 더욱이 현 재단 이사장의 임기는 오는 8월 4일까지다. 해는 저물고 갈 길은 멀다고 재촉하다 보면 쓸데없는 오해와 의혹만을 낳을 수 있다.

물론 제주도나 재단 측도 할 말이 있을 것이다. 이사회의 의결을 거치는 등 절차적 정당성을 어느 정도 확보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일반 도민이 보더라도 서두르고 있다는 인상을 지울 수 없다. 이미 계약금을 지급한 상태라 어쩔 수 없다고 버틴다면 이는 도민을 상대로 배짱을 부리겠다는 것이나 다름없다. 그럴수록 매입 사업은 늪으로 빠져 든다.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