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 지사의 온고지신(溫故知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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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종 서귀포지사장 겸 논설위원

연임에 성공한 원희룡 제주특별자치도지사가 민선 7기 출범을 앞두고 지난 26일 기자간담회에서 “2년 뒤 총선에 관여하지 않겠다”며 행정시장에 총선용 인사 배제 방침을 밝혔다. 원 지사는 또 “행정시장은 선거 이후 화합과 협치에 방점을 찍을 인물을 선택하겠다”고 했다.

▲원 지사의 이 같은 발언은 민선 6기의 시행착오를 되풀이 하지 않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사실 원 지사는 2016년 4·13 총선(이하 20대 총선) 당시 새누리당 경선을 앞두고 암묵적으로 특정 후보를 지지하는 듯한 태도를 취해 논란을 자초했다.

필자는 당시 ‘오이 밭에서 신발을 다시 신지 말고, 오얏나무 아래서 갓끈을 고쳐 쓰지 말라(瓜田不納履 李下不整冠)’는 고사성어를 인용하며 원 지사의 총선 중립을 강력하게 촉구했다.

하지만 원 지사는 총선 중립에 분명한 선을 긋지 않았고, 그 결과는 처참했다.

제주지역 3개 선거구에서 원 지사 마케팅을 했던 후보들이 모두 당내 경선에서 탈락, 본선 무대조차 오르지 못한 것이다. 더구나 20대 총선 과정에서의 해묵은 앙금은 이번 6·13 지방선거까지 이어졌다.

▲민선 7기 전반기 행정시장 임명은 무소속인 원 지사가 집권여당이 장악한 제주도의회와 어떻게 협치를 해 나갈지 가늠해 볼 수 있는 신호탄이 될 것이다.

따라서 원 지사가 행정시장의 인선 기준으로 ‘화합’과 ‘협치’를 내세운 것은 매우 적절한 의지 표현으로 볼 수 있다.

민선 6기 원 지사는 제주도의회의 다수당인 새누리당 소속으로 당선됐기 때문에 협치는 선택의 문제였다. 하지만 정권교체 후 집권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 도의회를 장악한 민선 7기는 협치가 필수다.

원 지사가 행정시장 후보로 어떤 인사를 선택할지는 모르겠지만 도민사회에서 신뢰를 받을 수 있는 도덕성과 전문성을 갖추고 있고, 참신성까지 더한다면 더할 나위가 없을 것이다.

최선이 어렵다면 차선으로 불편부당하고 능력있는 무난한 인물을 찾을 수도 있다. 다만, 선거공신이나 선거캠프에서 눈도장을 찍기 바빴던 흘러간 옛 인물들 중에서 고른다면 원 지사의 협치는 시작부터 엇나갈 수밖에 없다.

▲민선 6기 4년을 되돌아보면서 잘 된 것은 지속적으로 발전시키고, 모자랐던 것은 보완하고, 잘못된 것은 과감히 버리는 원 지사의 온고지신(溫故知新)을 기대해본다. 평범함 속에 위대함이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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