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번한 전력 위기, 미봉책으론 안된다
빈번한 전력 위기, 미봉책으론 안된다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페이스북
  • 제주의뉴스
  • 제주여행
  • 네이버포스트
  • 카카오채널

2006년 4월 초유의 ‘블랙아웃’을 경험한 제주지역에 대규모 정전사태가 다시 발생해 불안감을 키우고 있다. 지난 27일 오전 8시40분 제주시 노형동과 일도동, 서귀포시 중문동과 표선면 등 3만1700여 가구에서 정전사고가 발생했다. 다행히 26분 만에 복구됐지만 규모로는 제주 전체가구의 10%에 해당하는 정전사고다. 자연히 근본대책에 관심이 갈 수밖에 없다.

이날 정전으로 아파트와 상가, 숙박시설 등 고층건물 곳곳에선 엘리베이터가 멈추면서 10여 건의 구조 요청이 119에 접수됐다. 제주포럼이 열리는 제주국제컨벤션센터에서도 한때 전기가 끊겨 행사 관계자들이 긴급 발전에 나서기도 했다. 정전을 알리는 신고가 폭주하면서 한전과 119상황실도 법석을 떠는 소동이 빚어졌다.

이번 정전은 2006년 블랙아웃의 악몽을 떠올리게 한다. 당시 선박의 닻이 해저케이블을 건드리면서 제주 전역을 2시간30분간 암흑천지로 만들어 대혼란을 일으켰다. 엊그제 정전도 제주가 아닌 전남 진도변환소가 원인이다. 그곳의 설비 불량으로 전력 공급에 차질을 빚었다는 것이다. 외부 전력 연계선에 의존하는 제주로선 에너지 취약성에 늘 노출된 셈이다.

더 큰 문제는 송전케이블 이상으로 정전되는 일이 빈발한다는 점이다. 지난해까지 최근 3년간 12차례나 고장을 일으켰는가 하면 올 들어서도 지난 2월 해저케이블에 탈이 나 16시간이나 전력 공급이 중단되기도 했다. 도내 전력수요의 40%를 해저케이블로 공급받는 체계가 유지되는 한 정전 가능성이 상존한다는 얘기다. 전력 문제의 근본이 여기에 있는 것이다.

이로 볼 때 제주의 에너지 자립은 더는 미룰 수 없는 현안이다. 외부 의존도를 줄이고 자체 에너지 수급능력을 갖추는 길밖에 없다는 결론에 도달한다. 24만kW급 도내 첫 LNG발전소 건설이 주목받는 건 그 때문이다. 1500만 관광객 시대를 맞아 현실적 처방이 절실한 상황이다. 예측보다 빨리 포화에 이른 하수처리장이나 쓰레기매립장을 반면교사로 삼아야 할 것이다.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