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물의 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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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섭, 편집위원

‘집 밖은 정글이다’라는 말이 있다. 집 안은 가족, 안락함, 휴식의 냄새가 난다.

그러나 정글에서 살아간다는 것은 하루하루 목숨을 거는 일이다.

동물의 제왕 사자도 다리가 골절되면 동료로부터 따돌림 받아 들판에서 굶어죽기 일쑤다. 먹잇감을 사냥하는 데 도움이 되지 않기 때문에 외면하는 것이다.

냉기가 흐를 정도다.

이처럼 동물의 세계에서는 누군가는 먹기 위해, 누군가는 먹히지 않기 위해 치열한 삶을 이어간다.

그렇다면 식물의 세계는 어떨까.

식물의 세계에서도 먹고 먹히는 사슬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 갖은 노력이 이뤄진다.

▲식물은 대부분 광합성을 하는 엽록소 때문에 녹색을 띤다.

초식동물도 오랫동안 이어온 먹이 관행에 따라 녹색 먹이에 익숙하게 마련이다. 그렇다면 식물이 주변에 있는 사물의 색깔에 맞춰 다양한 색깔로 변한다면 초식동물의 시야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이다.

실제 중국 남서부의 척박한 환경에서 살아가고 있는 ‘코리달리스 헤미디센트라’가 그렇다.

바위틈에서 살아가고 있는 키 작은 이 식물은 주변 돌멩이 색깔이 황토색이면 황토색으로, 옅은 검은색이면 옅은 검은색으로 변한다.

동물 카멜레온처럼 몸 색깔을 주변 환경과 같게 하면서 포식자로부터 벗어나려 하는 것이다.

영국 엑서터대학과 중국과학원 산하 쿤밍식물원 공동연구팀은 15과(科)에 걸친 다양한 식물의 위장술을 조사해 학술지 ‘생태학과 진화 동향’에 발표한 바 있다.

▲무한한 공간에서 파리는 파리대로, 모기는 모기대로 같은 종끼리 짝짓기를 하는 것을 보면 아무리 작은 동물이라도 지능이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식물도 지능이 있는가에 대해서는 사람마다 다를 것이다.

식물도 살아야 자기의 후손을 세상에 남길 수 있다.

생존하기 위해 주변 사물의 색깔에 맞춰 몸의 색을 바꾸는 것을 보면 지능이 있는 것으로 생각된다. 주변 사물의 색깔을 먼저 인지하고 있다는 얘기다.

무엇을 인지한다는 것은 지능이 있기 때문이 아닐까.

물론 이 식물이 주변을 어떻게 인지하고, 어떠한 생리과정을 거쳐 몸의 색깔을 바꾸는지를 규명하는 것은 식물학자의 몫이다.

지능 유무를 떠나서라도 이 작은 식물이 보여주는 새로운 세계에 대해 경외감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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