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년의 미술 여행
100년의 미술 여행
  • 제주신보
  • 승인 2018.0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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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경업, 전략사업본부장 겸 논설위원

그림이나 조각 등 미술품엔 세 가지 즐거움이 있다고 한다. 그 하나가 감상의 즐거움이다. 그것은 삶의 여유와 마음의 안식을 가져다 준다. 소장의 즐거움도 있다.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희귀한 것을 자신만 갖고 있다는 수집의 가치는 또 다른 즐거움이다.

이에 더해 가격이 오르는 데 따른 투자의 즐거움도 크다. 부피가 작으니 보관하기 쉽고, 걸어두고 바라보면 뿌듯하고, 부동산이나 금융자산보다 수익률이 높으니 투자 대상으로 이만한 게 없는 듯하다. 일석삼조다. 미술품이 품격있는 재테크 수단으로 각광받는 이유일 게다.

▲미술품은 주로 경매나 갤러리 등을 통해 거래된다. 그렇다면 올해 상반기 국내 미술시장은 누가 주도했을까. ‘황제주’로 꼽히는 수화(樹話) 김환기(1913~1974)가 바로 그 주인공이다. 그는 우리나라 추상미술의 선구자로 한국 미술의 국제화를 이끌어냈다.

김환기는 그간 국내 미술품 경매 최고가 기록을 경신해왔다. 1972년 작인 그의 붉은색 전면점화 ‘3-II-72 #220’은 지난 5월 서울옥션 홍콩경매에서 85억원에 낙찰돼 경매가의 새 역사를 썼다. 이로써 국내 미술품 상위 1위부터 6위까지의 기록을 모두 그가 보유한 셈이 됐다.

▲김환기는 한국적 정서를 양식화하며 독특한 예술세계를 확립했다. 그는 1945년부터 1963년까지 산, 달, 구름, 강, 바다, 매화, 사슴 등을 소재로 한국의 미를 캔버스에 간결하게 구현했다. 대표적인 작품이 ‘산월(山月) 연작’이다.

그중 1962년 작인 ‘산월’은 청색이라 불리는 푸른빛을 사용해 산과 달을 그려넣은 작품이다. 두 개의 달이 산인지, 물인지, 구름인지를 모를 리드미컬한 선을 타고 있는 형상이다. 서정적이면서도 몽환적으로 우리 고유의 에너지와 생명, 자연의 느낌을 전한다. 거래 가격이 40억원을 호가한다는 후문이다.

▲김환기의 ‘산월’을 제주에서도 만날 수 있다. ‘한국 근현대미술 걸작전: 100년의 여행, 가나아트 컬렉션’이 제주도립미술관에서 열리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14일 시작된 이번 전시는 오는 10월 3일까지 이어진다. 한국 근현대미술 역사 전반을 반추하는 거장들의 작품 110점이 선보이고 있다.

모두가 미술 애호가들의 마음을 설레이게 하는 역작들이다. 생생한 우리 근현대미술의 숨결을 느낄 수 있는 좋은 기회다. 그 작품들의 면면이 궁금하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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