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 전부터 줄기·잎 마르는 현상…외과수술·영양제 효과 없어
프랑스 출신 에밀 조셉 타케 신부(1873-1952, 한국명 엄택기)가 1911년 일본에서 선물받아 제주에 처음으로 심은 온주밀감인 ‘미장온주’가 고사 위기에 놓였다.
22일 감귤박물관에 따르면 서귀포시 서홍동에 있는 한국순교복자성직수도회 ‘피정의 집(면형의 집)’ 정원에 있는 이 나무는 타케 신부가 일본에 있는 친구에게 제주왕벚나무를 선물한 답례로 받은 미장온주 14그루 중 마지막으로 남아있는 1그루다.
감귤박물관은 이 나무로 인해 제주도에 감귤 대량생산 기반이 열린 것으로 보고 있다.
이같은 사연에 따라 현재 서홍동(동장 변상인)에서 ‘서홍 8경’의 하나로 지정돼 관리되고 있다.
서홍동마을회(회장 김상을)도 동주민센터와 함께 매년 비료와 물을 주며 수시로 관리하고 있지만 수세가 약해지면서 4년 전부터 줄기와 잎이 마르는 현상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서홍동마을회는 지난 4월에도 서귀포농업기술센터 지원을 받아 외과 수술과 함께 영양제를 보충했지만 좀처럼 수세가 회복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김상을 서홍동마을회장은 “비료를 주고 영양주사를 놓는 등 나무를 살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효과가 나타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순교복자성직수도회 관계자도 “100년을 넘게 살면서 자연적으로 수세가 약해진 것 같다”며 “지역 주민들이 수시로 찾아와 물을 주고 관리하고 있지만 회복될 기미가 없어 안타깝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감귤박물관 관계자는 “제주 최초의 온주밀감이라는 상징성이 있는 나무”라며 “한국순교복자성직수도회와 서홍동마을회 등과 논의를 통해 나무를 기증받아 체계적으로 관리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김문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