밭 쩍쩍 갈라지고…농작물 말라가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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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양 내 수분 증발로 콩 어린잎·줄기 고사 우려...수박·참깨도 마찬가지 농가 애 타

제주시 애월읍 신엄리의 한 콩밭. 가장 위의 잎을 걷어내자 물 부족으로 누렇게 말라가는 어린 잎과 줄기들이 보인다.
제주시 애월읍 신엄리의 한 콩밭. 가장 위의 잎을 걷어내자 물 부족으로 누렇게 말라가는 어린 잎과 줄기들이 보인다.

올해 장마가 빠르게 종료되면서 강수량이 크게 줄어들고 강한 햇빛으로 인해 토양 내 수분이 증발하면서 도내 곳곳에서 초기 가뭄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23일 제주시 애월읍 신엄리에 위치한 콩밭. 겉으로 볼 때는 푸르른 콩잎이 무성하게 자란 모습이지만 가장 위의 잎을 걷어내자 안쪽으로는 누렇게 말라 죽어가는 어린잎과 줄기들이 눈에 띄었다.

토지 내 수분 부족으로 인해 작물 마름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인근의 수박밭도 상황은 마찬 가지였다. 수확을 앞둔 수박이 강한 햇빛에 상하지 않도록 신문지를 씌우거나 아예 상하기 전에 수확하기 위해 조기 수확에 나선 농민들이 구슬땀을 흘리고 있었다.

제주시 애월읍의 박수철 신엄리장은 “지난 1일 이후 비가 내리지 않고 있고 햇빛이 너무 강하다 보니 콩과 참깨 등의 작물들이 말라가고 있다”며 “열심히 물을 대고 있지만 지금과 같은 현상이 일주일 정도 이어지면 모두 폐작될 위기”이라고 한숨을 쉬었다.

박 이장은 이어 “수박의 경우 시기를 조절해 가며 출하해야 하지만 강한 햇빛에 오래 노출되다 보면 겉부분이 화상을 입는 피해를 보기 때문에 서둘러 수확하는 농민들이 늘어나면서 물량이 집중돼 제값을 받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조만간 양배추 파종도 해야 하는데 비가 내리지 않는다면 파종 시기를 놓칠 수 있어 걱정된다”고 말했다.

최근 제주전역에서 발생하고 있는 가뭄현상은 장마가 일찍 끝나면서 비가 많이 내리지 않았던 것도 있지만, 폭염이 장기간 이어지면서 강한 햇빛으로 인해 토지 내 수분이 증발되며 발생하고 있다는 것이 제주도 농업기술원의 설명이다.

이로 인해 제주시 한림읍 동명리와 서귀포시 남원읍 위미리의 경우 가뭄판단지수(kPa)가 501kPa로 매우 건조(가뭄) 수준을 기록했다.

또 제주시 애월읍 신엄리를 비롯해 조천읍과 신촌리, 서귀포시 강정동과 안덕면 감산리, 대정읍 신도리 등 9개 지역에 가뭄판단지수는 101~500kPa 사이로 초기 가뭄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특히 앞으로 2주간 특별한 비 예보 없이 폭염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면서 제주 전역에 가뭄 피해가 더욱 확대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농업기술원 관계자는 “가뭄 피해를 예방하기 위해 신장기 작물인 콩과 참깨 등은 이른 아침과 저녁시간대 꾸준히 물 주기 작업을 해야 하며 수확기 작물은 햇빛에 상하지 않도록 신문지로 포장하는 등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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