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황 부진 출하량 감소…가축 폐사로 축산물 값도 상승 전망
“찜통더위로 장 한번 보러 오는 것도 힘든데 설상가상 장 볼 때마다 오르는 물가 때문에 열이 납니다.”
31일 제주시농협 하나로마트. 이날 장을 보러온 주부 김모씨(52·제주시 이도2동)는 마트에서 장을 보다가 깜짝 놀랐다. 노지채소와 축산물 등 장바구니 물가가 눈에 띄게 올랐기 때문이다.
김씨는 “장 한번 보러오면 10만원은 우습다”며 “특히 올해 여름 들어 물가 오름폭이 심한 느낌이다. 전반적으로 물가가 오르면서 하나를 사도 꼭 필요한지 여러 번 고심해 장바구니에 담고 있다”고 말했다.
연일 이어지는 폭염이 식탁 물가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31일 제주시농협 하나로마트에 따르면 이날 배추 1망(3포기) 가격은 1만3500원으로, 지난달 30일 7900원보다 71%(5600원)가량 올랐다.
시금치 가격은 100g당 1088원으로 지난달 30일 468원보다 2배 이상 높은 가격에 판매되고 있다.
또 열무는 1단에 5780원을 지난달 30일 2590원보다 123%(3190원), 대파는 1단에 1380원으로 전월 대비 각각 39%(390원) 올랐다.
이처럼 채소 값이 상승하는 이유로는 계속되는 가마솥더위로 작황이 좋지 못해 출하량이 감소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와 함께 여름철 휴가와 보양식 특수로 수요가 늘어나는 축산물도 폭염으로 폐사량이 늘면서 수급에 빨간불이 켜졌다.
농림축산식품부 관계자는 “이날 기준 전국적으로 닭과 오리, 돼지 등 가축 약 126만마리가 폐사했다”며 “앞으로 이 같은 찜통더위가 장기화돼 가축 폐사량이 많아지면 축산물 가격 상승도 불가피하다. 특히 농축산물 공급이 불안정하면 휴가철 장바구니 물가는 물론, 추석 물가 상승까지 우려된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제주특별자치도는 장바구니 가격조사와 공개를 통해 소비자 물가 잡기에 나선다고 밝혔다.
제주도는 물가 안정을 위해 장바구니 가격조사 업소와 대상품목을 지난해 14개소·74개 품목에서 올해 18개소(제주시 13개소, 서귀포시 3개소, 전통시장 2개소)·124개 품목으로 확대했다.
제주지역 주요마트 물가정보는 제주 소비물가정보(www.jeju.go.kr/sobi)에서 확인할 수 있다.
백나용 기자 nayong@jeju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