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청정 제주 위해 폐자원에 '새 생명'을 불어넣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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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활용품 57%만 자원으로 재생산...올바른 배출 의식 필요
재활용품처리 모식도
재활용품처리 모식도

섬이라는 한정된 공간에 쓰레기를 매립할 결과, 어떤 일이 벌어졌을까?

제주시 노형동 미리내공원에서 그 답을 찾을 수 있다. 이곳은 1980~1992년까지 12년간 차수시설 없이 비위생 단순매립방식으로 145만t의 쓰레기를 묻으면서 지형이 높이 25m의 언덕으로 바뀌었다.

제주시는 2001년 66억원을 들여 차단층과 배수층, 식생대층 등 1.35m 높이로 복토를 한 후 미리내공원 내 축구장을 설치했다.

그런데 지난해 땅을 파서 오염도를 측정한 결과, 26년이 지났지만 썩지 않은 비닐과 플라스틱이 그대로 나왔다. 쓰레기는 화학작용을 거쳐 유해한 유기물이 생성되면서 땅 속은 검게 변했다. 지금도 유해가스가 나오면서 지반은 미세하게 침하되고 있다.

다이옥신 저감기술이 부족했고, 재원이 열악했던 제주도는 1970~1980년대 읍·면지역마다 매립장을 설치했다. 지금까지 온 섬을 돌아가며 모두 29곳의 매립장을 조성했다. 이 가운데 20곳은 사용이 종료됐다. 인구 및 관광객 증가로 나머지 9곳의 매립장도 가까운 미래에 포화상태에 놓였다.

 

재활용품처리 모식도

이런 가운데 지난해 말 기준 도내에서 하루 평균 배출되는 재활용품은 523t에 달하고 있다. 제주시가 품목별로 집계를 한 결과, 1일 평균 발생량은 고철류 160t, 종이류 112t, 플라스틱 32t, 캔류 14t, 병류 13t 등으로 나왔다.

골판지 박스의 경우 수집량의 85%(하루 107t)를 제주시 한림읍에 있는 월자제지와 서귀포시 대정읍에 위치한 제주페이퍼텍 2곳에서 재가공해 원지(原紙)를 생산하고 있다. 이곳 제지공장에선 골판지 원지로 감귤박스 등 포장박스를 생산하고 있다. 종이류의 수집은 금성자원이 맡고 있다.

우유팩은 제주시 조천읍에 있는 청호제지에서 수거해 화장지와 필기용지 등으로 재생하고 있다. 하지만 수집량은 하루 170㎏에 불과해 재활용률은 높지 않은 편이다.

신문지와 책은 도내에 재생공장이 없어서 전량 다른 지방에 반출되고 있다. 문제는 폐지값이 하락하면 저소득층 노인과 수집업체에서 수거를 하지 않으면서 처리난이 발생하고 있다. 제주시는 지난해부터 폐지 1㎏당 20원을 지원하고 있다. 이에 따라 수거한 폐지를 수집업에게 넘기면 1㎏에 120원을 받을 수 있다.

 

제주지역 쓰레기 매립장 현황
제주지역 쓰레기 매립장 현황

 

종이류를 제외한 고철·플라스틱·캔·병류는 선별 또는 파쇄 등 단순 해체작업만 거친 후 전량 다른 지방에 보내고 있다. 제주지역에는 플라스틱이나 빈병을 재생하는 공장이나 제철소가 없기 때문이다.

돼지고기와 생선을 담는 스티로폼박스는 연간 931t이 배출되는 가운데 제주시 애월읍에 있는 기유엔텍은 연간 700t(75%)을 재활용하고 있다. 이곳에선 스티로폼을 압착해 ‘인고트(Ingot)’를 생산하고 있다. 인고트는 액자틀이나 욕실 발판, 경량 콘크리트 재료로 활용되고 있다.

스티로폼은 98%가 공기, 2%가 폴리스티렌 수지로 구성됐다. 플라스틱 원료로 재생할 수 있으나 매립하면 부피가 크고 썩지 않아서 환경오염의 주범으로 꼽히고 있다.

인구 및 관광객 증가로 제주지역에선 재활용품 발생량이 매년 늘어나고 있지만 현재 재활용률은 57%에 머물고 있다. 빈병에 담배꽁초를 넣거나 플라스틱용기에 음식물과 기름 등 이물질이 묻어 있기 때문이다.

양철안 제주시 환경미화담당은 “재활용품에 묻어 있는 이물질과 음식물을 물로 헹궈서 배출하면 소중한 자원이 될 수 있다”며 “그러나 오염된 재활용품이 나오면서 많은 양의 자원이 소각, 매립되고 있는 게 현실”이라고 말했다.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가 2023년까지 조성하는 업사이클링 클러스터 조감도.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가 2023년까지 조성하는 업사이클링 클러스터 조감도.

업사이클링 클러스터 “버려진 빈병이 건축자재로 탈바꿈”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JDC)는 올해 초 새로운 국제자유도시 비전으로 미래성장산업을 발표했다.

특히 환경을 핵심사업으로 한 ‘업사이클링 클러스터’는 폐유리병을 재활용하는 사업을 구체화했다. 지난해 도내에서 발생한 빈병은 4860t에 달하고 있지만 배편을 이용해 전량 군산지역으로 보내고 있다.

JDC가 설립하는 업사이클링 클러스터는 폐유리를 녹여 유리로 다시 사용하는 리사이클링(recycling)을 넘어 도로공사의 기본골재는 물론 건축·원예·수질정화 등의 자재를 생산하는 업사이클링(up-cycling)을 실현하게 된다.

오는 2023년까지 10만㎡ 부지에 조성될 예정인 업사이클링 클러스터는 폐유리 재생공장과 자원순환 홍보·체험관, 폐기물 자원재생을 위한 연구개발센터 등이 구축된다.

사업 2단계로 폐비닐 또는 폐타이어 재생공장이 들어서고, 마지막 3단계로 업사이클링 통합관리운영센터가 설치될 예정이다.

JDC 관계자는 “제주지역에서 발생하는 폐기물의 주요 현안을 해결하고, 재활용품을 소각·매립하지 않는 제주형 자원 순환을 극대화하는 업사이클링 클러스터을 기반으로 친환경 국제자유도시를 지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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