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살 명령 거부 문형순 전 서장 '경찰 영웅' 선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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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문형순 전 성산포경찰서장
고 문형순 전 성산포경찰서장

6·25전쟁 당시 민간인 총살 명령을 거부해 수많은 목숨을 구한 고(故) 문형순 전 성산포경찰서장(경감)이 2018년 ‘올해의 경찰 영웅’으로 선정됐다.

경찰청은 제주지방경찰청이 추천한 문 전 서장을 올해의 경찰 영웅으로 선정하고 추모 흉상 제작 등을 결정했다고 27일 밝혔다.

평안남도 안주 출신의 문 전 서장은 1919년 3·1운동 후 만주로 망명해 독립운동단체인 국민부에 가입, 중앙호위대장을 맡아 무장투쟁 독립운동을 펼쳤다.

광복 이후 문 전 서장은 경찰로 제주에 부임, 제주경찰서 기동대장을 비롯해 한림지서장과 모슬포경찰서장, 성산포경찰서장을 역임했다.

문 전 서장이 모슬포경찰서장으로 근무하던 1948년 12월 군경이 서귀포시 대정읍 하모리 좌익총책을 검거하고 관련자 100여 명의 명단을 압수하면서 이들이 처형될 위기에 놓였다.

이에 문 전 서장은 이들에게 자수를 권유, 관련자들이 자수를 하자 전원 훈방했다.

1949년 성산포경찰서장으로 재직할 당시에는 6·25전쟁이 발발하면서 군 당국이 예비검속된 주민들을 학살하라는 명령을 내렸지만 문 전 서장은 “부당한 명령은 따를 수 없다”며 이를 거부했다.

당시 예비검속으로 인해 읍면별로 수백 명씩 목숨을 잃었지만 문 전 서장의 결단으로 성산읍 지역 희생자는 6명에 불과했다.

1953년 9월 15일 경찰을 퇴직한 문 전 서장은 다시 제주로 내려와 무근성에서 쌀 배급소를 운영했고, 이후 대한극장(현대극장의 전신)의 매표원으로 일하다 1966년 6월 20일 제주도립병원에서 숨을 거뒀다.

경찰은 문 전 서장이 경찰 영웅으로 선정됨에 따라 오는 9월 중 흉상을 제작하고 10월 경찰 추모 주간에 제막식을 가질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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