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예숙, 한마음병원 사서
사서로 첫 출근하던 날이었다. 병원 5층 도서관 밖을 바라보니 연분홍빛 벚꽃이 만개했었다. 그리고 시간이 흘러 더위가 정점을 찍는 한여름이다. 6개월 사서로서의 시간은 이제 한 달밖에 남지 않았다. 아쉬움도 있지만 도서관에서 만났던 사람들과 한마음병원 직원들이 떠오른다.
시작은 두렵기도 했지만 그보다 더 크게 다가왔던 것은 설렘이었다. 막연히 꿈꾸던 사서를 시작할 수 있었으니 마치 꿈을 이룬 것 같았다. 서툴고 조금은 느렸지만 하루하루 지날수록 조금씩 나아졌고, 능숙해지고 있음을 깨달을 수 있었다.
수시로 책을 빌리고 읽으러 갔던 도서관을 떠올리며 짧은 시간이었지만 최선을 다하려 노력했다.
아직 너무 어려 책을 읽을 수 없지만 엄마가 동화를 읽어줄 때 반짝반짝 빛나던 아이의 눈빛을 기억한다. 몸이 불편해도 여러 번 방문해 다양한 종류의 책을 섭렵했던 어르신도 잊을 수가 없다. 또한 아이들을 위해, 자신을 위해 책을 고르던 병원 직원들의 모습도 잊을 수가 없다.
간절하게 일을 하고 싶었을 때 다가와준 ‘JDC이음일자리’ 사업을 통해 나도 한 사람의 몫을 할 수 있어 보람을 느꼈다. 그리고 매일 만날 수 없었지만 같이 일을 하면서 서로 도우며 열심히 일했던 동료들에게도 고맙다고 말하고 싶다.
사서팀을 위해 적극적으로 힘써준 JDC와 제주사회복지협의회에 감사함을 전한다.
내 인생에 큰 용기와 자신감을 만들어 주었다. 사서로서의 일은 더 열심히 살아갈 수 있는 에너지와 밑거름이 될 거라고 감히 말하고 싶다.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저작권자 © 제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