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수분
화수분
  • 제주신보
  • 승인 2018.0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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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동수 논설위원

‘화수분’은 재물이 마르지 않은 보물단지를 일컫는다. 그 단지 안에 온갖 물건을 넣어두기만 하면 새끼를 쳐서 끝없이 자꾸 나온다. 아무리 써도 써도 줄지 않은 재물이나 돈을 잘 버는 사람, 수입을 늘려 주는 기구 등을 말한다. 오늘에 이르러 ‘화수분을 얻었다’고 하면 크게 횡재한 것으로 받아들인다. 부어도 부어도 채워지지 않은 ‘밑 빠진 독’과는 반대다.

이 말은 하수분(河水盆)에서 유래했다는 설이 유력하다. 중국 진시황이 만리장성을 쌓는 수 십만 일꾼들의 생활용수를 확보하기 위해 황하의 물을 길어다 어느 큰 구리 동이를 채웠다는 것이다. 그리고 난 후 이곳의 물은 아무리 마시고 사용해도 좀처럼 줄지 않고 오히려 불어났다고 한다.

▲원희룡 제주도지사가 고교 무상급식과 관련한 발언이 시중에 화제다. 마치 ‘빚쟁이’나 다름없는 심정을 토로했기 때문이다. 지난 4일 제주도의회 정례회에서 강시백 교육의원으로부터 “고교 무상급식에 대해 제주도가 예산 지원을 해야 한다”는 질문을 받고 “도교육청에서 맡긴 돈을 찾으러 온 것처럼 예산을 달라고 해 황당했다”고 답했다. 채권자와 채무자를 동원한 것을 보면 속에서 부아가 치밀어오른 모양이다.

이어 “지난해 도세 교육비 전출 비율을 3.6%에서 5%로 상향 조정하면서도 아무런 꼬리표를 달지 않았다. 도교육청이 판단해서 쓸 수 있도록 했다”고 강조했다. 교육비 전출금 외에 비법정 전출금으로 매년 450억원을 지원하고 있다는 사실도 숨기지 않았다.

이렇게 해주고 있는 데도 ‘돈, 돈’하느냐는 것이다. 이 문제는 이석문 교육감이 소통을 강조하면서 소강 국면으로 접어들 것 같다. 그러면서도 이들 수장은 도의회가 자신의 편에 서주길 바라고 있다. 이럴 때는 잘 끼어들어야 한다. 자칫하면 삼각관계로 번질 수 있다. 그러면 다들 곤란해진다. ‘사랑을 고집하면 친구가 울고~ 우정을 따르자니 내가 우네~ 사랑이 우네~’라는 가사처럼 말이다.

▲물을 마실 때는 그 물의 근원을 생각하라는 말이 있다. 음수사원(飮水思源)이다. 그 물의 근원은 우물이다. 목마름을 달래는 물은 우물을 판 사람(掘井之人·굴정지인)의 노고의 결과다.

달라는 돈, 못 주겠다는 돈, 그 돈은 누구에게서 나오는가. 백성들의 주머니다. 세금 좀 잘 낸다고 호구(虎口)로 착각하지 말아야 한다. 털어도 털어도 끝이 없는 화수분은 어디에도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