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뭘 숨기는 거야!?/이정우
‘누군가가 자신의 마음에 무심코 던진 것을 비우는 일은 말처럼 쉽지 않다. 아름답고 황홀한 풍경에 가려 잠시 잊을 수 있지만 일상으로 돌아오는 순간, 모든 것은 되살아난다. 그것을 조금이라도 비우고 거기에 나를 채운다는 것.’(수필 ‘내 삶의 진짜 쉼표를 찾다’ 중)
나이가 들어갈수록 서럽다. 가는 시간이 서럽고, 보고픈 사람을 못 보는 현실이 서럽다. 시간은 언제 이렇게 흘렀나 싶고, 앞으로는 어떻게 살아야 하나 고민이 된다. 여기, 평범한 한 남자가 있다. 일도 가정도 육아도 열심히 잘 해내고 있는 그런 남자. 그 어려운 걸 해내고 있는 그는, 제주를 사랑한다.
제주를 그리는 이정우 작가가 수필집 ‘제주, 뭘 숨기는 거야!?’를 발간했다.
제주의 소소한 매력에 흠뻑 빠져 질투까지 난다고 하는 그. 그는 가격이나 성능보다 심리적 안정과 만족, 즉 가심비(價心比)를 중요하게 여긴다. 책을 통해 재미없는 일상을 향한 재미없는 한 남자의 유쾌한 가심비를 느껴볼 수 있다.
작가에게 제주는 아지트 같은 곳이다. 가깝지도 멀지도 않은 곳에 작가가 기댈 곳이 있다는 사실만으로 위안이 되고 힘을 준다. 책에 펼쳐진 그의 여행 소식을 한번 들어보면 어떨까.
꿈공장플러스 刊, 1만3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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