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교육청, 통학로 갈등 꼴불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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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와 제주도교육청이 벌이고 있는 초등학교 통학로 확보 신경전을 보노라면 한숨이 나온다. 어린이들의 안전은 안중에도 없나 하는 생각이 들어서다. 서로가 머리를 맞대 고민하고, 경우에 따라선 대승적인 차원에서 접근하면 될 것 같은데 자기주장만을 내세우면서 요지부동이다.

어린이는 몸집이 작아 운전자의 사각지대에 들어갈 가능성이 크고, 충동이나 몰입성향이 강한 탓에 갑자기 도로로 뛰어들거나 무단횡단할 확률도 높다. 이래서 초등학교 주변은 항상 교통사고 위험에 노출되어 있다. 제주지역만 하더라도 이곳에서 올해 들어 지난 9월 말까지 17건의 교통사고가 발생했다. 2016년 6건, 2017년 7건에 비해 크게 증가한 것이다. 그만큼 안전한 등하굣길 환경 조성은 중요하다.

이러함에도 도내 초등학교 가운데 18곳은 통학로가 없는 실정이다. 학교 주 출입문을 중심으로 어린이들이 안전하게 다닐 수 있는 인도가 없다는 것이다. 주변에 주택이 밀집해 있는 데다 도로마저 협소해서다. 당연히 차선 규제봉 등 각종 교통안전 시설물도 없거나 허술한 상황이다.

그런데도 제주도와 도교육청은 통학로 조성에 ‘네 탓’ 공방만 벌이고 있다. 학교 담장이나 울타리를 허물어서라도 통학로를 확보해야 한다는 제주도의회 일각의 주장에 대해 도교육청은 “학교 부지만 내놓으라고 하느냐, 학교 공간을 지키는 것도 가치가 있다”며 불가 입장이다. 반면에 제주도는 “담장이나 울타리를 건들지 말고 통학로를 만들어 내라고 한다면, 공중에 만들어야 하느냐”며 맞서고 있다. 양 기관 수장의 입에서 이런 발언이 나왔다니 유치하기 짝이 없다.

원희룡 도지사와 이석문 교육감은 볼썽사납게 티격태격하지 말고 당장 함께 현장을 찾아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고래 싸움에 새우 등 터진다’라는 속담처럼 어린이들을 불안에 떨도록 놔둬서는 안 된다. 어찌 제주도와 도교육청은 교육재정 도세 전출비율이 3.6%에서 5%로 상향한 이후에도 사사건건 부딪치고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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