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자본과 산림치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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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영조, 제주숲치유연구센터대표·산림치유지도사/논설위원

정신과 물질이 있다. 전자는 사물을 느끼고 생각하며 판단하고 결정하는 능력을 말한다. 내적 요소다. 그래서 눈으로 볼 수 없다. 후자는 정신과 대비되는 개념으로 재물이나 재산을 뜻한다. 또는 외적 요소로 육체를 말하기도 한다. 눈으로 볼 수 있다.

인간의 삶은 이들 2가지 요소에 의존한다. 개인의 정신적 판단에 의해 자율적인 선택과 결정이 이뤄진다. 결정된 사항을 이행하기 위해 육체는 움직인다. 육체는 정신의 도구다. 육체 스스로 결정하고 이행하는 경우가 없다. 그만큼 정신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그런데 오늘날 한국사회는 그 반대로 가고 있다. 정신을 천대하고 물질을 숭배한다. 모든 관계를 물질과 연관시켜 생각하고 있다. 물질만능주의에 빠져 있다. 돈을 위해 온 몸을 바치는 노예가 되고 있다. 그만큼 정신을 돌볼 새가 없다. 갈수록 황폐화되고 있다.

그렇다보니 수많은 부작용이 나타나고 있다. 돈을 벌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다. 부정부패도 마다하지 않는다. 극단적인 이기주의로 빠져든다. 가진 자와 못 가진 자의 격차가 더 벌어진다. 인간이 상품화로 내몰린다. 돈과 명예만을 좇는 인간 로봇이 아니고 무엇이란 말인가.

이런 말이 기억난다. 고등학생 여론조사에서 우세하게 나타난 결과다. ‘10억을 준다면 감옥에 들어가도 좋다.’는 것이다. 최근 언론에 보도된 내용도 있다. 국내 대학생들 대상으로 연구 조사한 결과다. ‘고등학교를 어떤 곳으로 보느냐.’는 질문에 80.8%가 ‘사활을 건 전장’이라고 답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기말고사와 관련해 다른 학생에게 가르쳐 줄 의향이 있는지 여부를 묻는 ‘협력 수준’에 대해서도 낮게 나타난다.

세계가치조사 추이에서도 사회구성원 간 신뢰도는 낮아지고 있다. 30년 전인 1981년부터 1984년까지 4년간 조사한 결과다. ‘대부분의 사람은 믿을 수 있다.’에 동의한 경우가 38%에 이른다. 그런데 30년 후인 지난 2010년부터 2014년까지 조사한 결과는 27%에 그치고 있다. 무려 11%포인트나 낮아진 것이다.

이처럼 사회 구성원들마다 팽배해진 물질만능주의는 정신을 기반으로 한 사회자본까지 고갈시키고 있다. 서로 믿고 도우며 살아갈 수 있는 신뢰와 협력, 구성원 간 지지와 연대를 할 수 있는 공동체 기반이 무너지고 있다.

사회자본은 국가의 경제성장과 사회발전은 물론 개인에게까지 이익이 되는 ‘제3의 자본’이다. 그만큼 국가발전에 중요한 자본이 되고 있다. 그런 사회자본이 악화되면서 오히려 사회적 비용만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결국에는 국가기강마저 흔들리지 않을까하는 걱정이 앞선다.

따라서 물질에 빠진 사회를 제자리로 돌려놓기 위해서는 참다운 정신이 구성원들에게 스며들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해야 한다. 이런 구성원들이 많으면 많을수록 사회자본은 튼튼해지기 때문이다. 그렇기 위해서는 산림치유도 하나의 대안이 될 수 있다.

산림이 갖고 있는 풍부한 내적 생명력을 보고 느끼고 교감을 한다면 참다운 정신이 성숙된다. 산림의 내적 요소는 정직과 진실, 순수와 소박, 여유와 자유, 협력과 조화 등이 대표적이다. 참으로 수준 높은 내적 가치들이다. 이런 요소들이 사람의 정신을 건강하게 치유한다. 맑은 정신 참자아로 되돌려 놓는다. 그것은 곧 사회자본을 키우는 토대가 될 수 있다. 산림치유를 통해 구성원들의 건강한 정신과 함께 사회자본이 육성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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